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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샘바리 May 28. 2019

NBA, I Love This Game!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농구스타 22인>, 손대범

I Love this game!


농구... 좋아하세요? (출처 : UNSPLASH / Edgar Chaparro)

어린 시절 농구는 단순한 공놀이 그 이상의 소위 '간지'나는 스포츠였다. 조그만 키로 흙바닥을 달리며 축구를 하던 나에게 농구는 경외의 대상이었다. 기껏 해야 농구 골대 앞에서 부족한 힘때문에 두손으로 슛을 던지며 투바운드를 하던 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키카 큰 사촌형이 인생도서 <슬램덩크>를 알려주고, NBA란 차원이 다른 세계를 보여주며 서서히 농구의 매력에 푹 빠졌다. 매번 명절에 마산까지 내려가면 빠지지 않고 봤던 스포츠 이벤트가 2개 있었다. 외가에 가면 항상 틀어져있던 명절씨름대회. (심지어 씨름의 인기가 메마른 요새도 희한하게 시골에 가면 씨름 중계는 꼭 틀어져있다.) 그리고 사촌형 방에서 새우튀김과 식혜를 벗삼아 보던 NBA 올스타전이다. 뛰고, 던지고, 부딪히고, 뛰어오르고. 엄청난 운동능력을 서로서로 뽐내며, 조그만 골대에 쏙쏙 빨려들어가는 공은 서커스에 가까웠다.


신기하고 박진감 넘쳤다. 축구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스포츠였다. 키가 큰 선수들이 어마어마한 점프력을 뽐내며 내리꽂는 덩크슛,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그대로 그물로 빨려들어가는 3점슛, 부딪히는 소리보다 그 이후의 환호성이 더욱 큰 블록슛, 뒤에도 눈이 달렸는지 좁은 틈새로 이어주는 어시스트. 특히 올스타전에서는 덩크슛, 3점슛 콘테스트가 인상적이었다. 지금은 어느덧 40살 NBA 최고령 선수가 된 빈스 카터는 화려한 덩크의 진수를 보여주었고, 은퇴한 레이 알렌은 마치 기계처럼 정확한 폼으로 쉬지 않고 공을 던졌다. 물론 최고의 선수는 단연 앨런 아이버슨이었다. 작은 키에도 환상적인 크로스오버로 장신 수비수들을 농락하던 아이버슨은 내가 본 가장 멋진 선수였다. NBA 선수들 특유의 멋과 흥은 선망의 대상이었고, 자연스레 농구에 대한 애정은 더해졌다. 최근 들어 농구 동호회를 시작하고 더욱 농구에 대한 열망이 끌어오르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NBA스타들, 중계방송과 팟캐스트 등 예전에 비해 나아진 NBA 환경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주말 오전이면 자연스레 TV를 틀어 '썬더~♩" 노래를 흥얼거리는 게 일상이다.


언젠가 꼭 한번 가보고 싶은 NBA 구장! (출처 : UNSPLASH / JC Gellidon)


물론 여전히 농구, NBA는 대중적인 문화라고 할 수 없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엄청난 팬들의 인기를 모으는 NBA 스타들이 당장 내한한다 하더라도 그저 '키가 상당히 큰 외국인'일뿐, 못알아보는 사람이 훨씬 많을 것이다. NBA 올스타 브룩 로페즈가 한국에 왔을 때도 오히려 핫팬츠를 입은 클라라의 기사가 더 핫했으니 말이다. 매니아들의 전유물인 NBA가 그래도 새로운 인기 몰이를 성공적으로 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다양한 연령층이 NBA를 시청하고 있으며, 중계권료는 1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화려한 스타들이 떠난 빈자리를 새로운 스타들이 메우고 있다. 코비 브라이언트, 팀 던컨, 케빈 가넷, 레이 알렌. 포스트업, 3점슛, 미들점퍼, 난사(?) 등 자신만의 확실한 특징과 강력한 무기를 지닌 이들이 코트를 떠났다. 하지만 빠른 템포의 3점슛, 스몰라인업 등 리그 트렌드가 바뀌면서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 중심에는 리그 최다승 신기록을 수립한 골든스테이트가 있었고, 그리고 백투백 MVP 스테픈 커리가 떠올랐다. 경이로운 정확도의 3점슛과 귀여운 외모, 톱스타답지 않은(?) 바른 행실은 NBA 중흥의 큰 몫을 하고 있다.


농구학자 손대범의 지난 칼럼과 글, 인터뷰 등을 모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농구스타 22인>은 NBA를 총정리할 수 있는 하나의 교과서다. 팀 던컨, 덕 노비츠키, 코비 브라이언트등 베테랑의 화려한 기록을 되짚어 보는 '1부-전설을 쓰고 있는 기록파괴자들', 최근 리그 트렌드에 걸맞은 폭발적인 에이스 크리스 폴, 제임스 하든, 케빈 듀란트 등을 모은 '2부-NBA를 지배하는 새로운 대세들', 존월, 카이리 어빙, 스테픈 커리, 앤서니 데이비스 등 향후 NBA를 이끌 재목을 정리한 '3부-전설을 꿈꾸는 뜨거운 영건들'로 촘촘하게 짜여졌다. 자신감 넘치는 인터뷰들과 이를 뒷받침할 피나는 노력을 모은 유익한 내용은 NBA 팬들에게 진정한 재미를 줄 것이다. 물론 케빈 듀란트가 우승을 위해 스테픈 커리와 손을 잡는다든가, 어느 순간 팀의 코어로 급성장한 데미안 릴라드 등 몇년 사이 판도가 바뀐 인물들을 보는 것도 색다른 흥미요소일 것이다. 책과 더불어 그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US 바카'를 듣거나, 기록에 흥미가 있다면 판타지 드래프트를 즐기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며, 매주 선보이는 NBA 하이라이트를 여유롭게 지켜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일 것이다. 2019년 파이널 무대는 토론토 랩터스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맞붙는다. 누가 우승반지를 끼든 열정적이고 아름다운 경기가 펼쳐지길 기대해본다.



※ 위 사진&책 표지는 NBA 일러스트레이터 광작가님의 작품입니다. (inthekwangk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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