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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샘바리 Jun 07. 2019

[U20WC] 전반의 세네갈, 후반의 대한민국

U20 월드컵 8강 세네갈전 프리뷰

#전반은버스 #후반은한방 #역시나한일전

- 16강전  (한국시간 6월 5일)
한국 1-0 일본
득점 : 오세훈(후39)
출전선수: 이광연(GK) - 이재익, 김현우, 이지솔(HT 엄원상) - 최준, 정호진, 황태현, 조영욱(후18 전세진), 김정민(후42 고재현) - 오세훈, 이강인


오세훈의 천금 같은 결승골로 8강에 오른 한국 (출처 : FIFA 홈페이지)
후반 들어 전술 변화를 준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
-정정용 감독

16강 한일전은 단순한 '정신력, 투지'가 아닌 치밀한 '전술'의 승리였다. 영리한 정정용 감독은 일본을 반드시 꺾어야 하는 숙명의 라이벌이 아닌 8강 진출을 위한 상대 정도로 정의했다. 그는 과정과 결과를 모두 요구하는 '한일전'의 부담감을 냉철한 전술, 빠른 판단으로 이겨냈다. 의도적으로 전반은 수비적으로 버티고, 후반에 몰아붙이는 카드를 꺼내 들었고, 이는 완벽히 적중했다. 마지막 조별예선에서 서로 힘을 뺀 일본은 한국보다 이틀이나 더 쉬었다. 만약 한국이 평소처럼 의욕에 넘쳐 전반부터 강하게 압박을 하고, 맞불을 놓았다면 후반전에 과부하에 걸릴 게 뻔했다. 무실점을 목표로 스리백은 라인을 깊숙이 내렸고, 측면 수비수 최준(연세대), 황태현(안산 그리너스)도 상대 장기인 측면 공격을 대비했다. 28%-72%. 압도적으로 전반전 점유율을 내줬지만, 일본의 유효슈팅은 '0'이었다. 특유의 정확하고 간결한 패스로 공격 기회를 노렸지만, 위협적인 슈팅은 없이 무의미한 볼 돌리기의 연속이었다. 에이스 이강인을 향한 거친 파울과 집중 견제는 누적될수록 일본 역시 서서히 피로가 쌓였다.


승패를 가르는 건 결국 점유율, 슈팅 개수가 아닌 골이다. 후반전이 시작하며 정정용 감독은 발 빠른 윙어 엄원상(광주FC)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한국은 이지솔(대전시티즌)을 빼고 4백으로 전환한 뒤, 본격적인 골 사냥에 나섰다. 반면 후반 초반 일본 고케 유타의 골이 VAR을 통해 오프사이드로 노골 처리되며, 일본은 더욱 조급해졌다. 빠른 발을 활용해 과감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는 엄원상에 일본은 고전했고, 점점 기세는 한국 쪽으로 넘어왔다. 이강인의 볼 키핑과 패스는 연계 플레이는 상대 체력이 떨어지며 더욱 빛을 발했다. 이와 함께 스트라이커 오세훈의 포스트 플레이, 좌우 풀백의 오버래핑이 먹혀들어갔고, 후반 39분 드디어 결승골이 터졌다. 최준(연세대)이 상대의 결정적인 패스미스를 놓치지 않고,  박스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오세훈은 날아오는 공을 감각적으로 머리로 방향만 바꾸는 수준 높은 헤더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이광연(강원FC)는 다급한 일본의 슈팅을 감각적으로 선방하고, 한국은 90분 정규 시간 안에 승리를 따냈다. 불리한 일정 속에서 체력을 아꼈다는 점이 첫째, 유연한 전술 변화의 성공으로 얻은 팀 전체의 자신감이 두 번째 수확이다.


#무패행진 #우승후보1순위 #압도적피지컬

- A조 1위 2승 1무 5골
VS 타히티 3:0 (득점 : 아마두 사냐 3)
VS 콜롬비아 2:0 (득점 : 이브라히마 니아네, 디온 로피)
VS 폴란드 0:0

- 16강전 (한국시간 6월 4일)
VS 나이지리아 2:1 (득점 :  아마두 사냐, 이브라히마 니아네)
3승 1무 무패 행진으로 8강까지 올라온 세네갈 (출처 : FIFA 홈페이지)
 8강 오른 팀 중에 세네갈이 최고 좋은 팀인 거 같다. 조직적으로도 그렇고 아프리카 스타일도 있지만 파워 투지에 조직력까지 갖추고 있는 팀이다.
- 정정용 감독


세네갈은 2019 U20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준우승으로 세계 무대 티켓을 얻었다. 조별리그에서 말리, 부르키나파소, 가나를 상대로 압도적인 3승을 거뒀다. 남아공을 이기고 결승 무대에 올랐지만, 말리와 승부차기 끝에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다.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세네갈은 점유율 위주의 패스 축구가 아닌 역습에 특화된 팀이다. 미드필더를 거치는 짜임새 있는 패스 축구보다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높은 골 결정력을 활용해 과감한 슈팅이 장기다. 일대일 상황에서 유연한 움직임과 강력한 몸싸움으로 우위를 점하고, 위협적인 기회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도 인상적이다. 21명 스쿼드 중 14명이 185cm를 넘는 세네갈은 압도적인 피지컬을 자랑한다. 이를 바탕으로 세네갈은 타히티, 콜롬비아, 폴란드를 상대로 3승 5골 무실점으로 A조 1위로 본선에 올라왔다.


16강은 서아프리카 더비가 펼쳐졌다. U20 월드컵 2회 우승에 빛나는 나이지리아와 조별리그 전승 파죽지세의 세네갈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타히티전 해트트릭의 주인공 아마두 사냐(카요르 풋)는 16강전에도 가장 빛났다. 전반 36분 전력 질주해 굴절된 공을 따내고, 수비수를 앞질러 정확한 오른발 킥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다소 길었던 퍼스트 터치를 순간의 질주로 오히려 결정적인 기회로 바꾼 덕분이었다. 전반 48분에는 이브라히마 니아네(FC메츠)가 침착하게 쐐기골을 연결했다. 오른 측면에서 올라온 낮고 빠른 크로스를 향해 몸을 날리며 무릎으로 밀어 넣었다. 나이지리아는 후반 5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1골을 만회했지만,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스피드와 탄력이 좋은 공격수들이 수비수 뒷공간을 파고드는 세네갈의 일관된 공격은 나이지리아에게도 통했다.


★ 맞춤형 전술로 '후반'에 강한 한국 VS 결정력과 스피드, '전반'에 강한 세네갈 


11일 동안 4경기를 뛴 한국은 체력적 부담을 계속 안고 있다. 8강 상대 세네갈보다 하루를 덜 쉬었고, 이재익(강원FC), 최준(연세대) 등 풀타임을 뛴 선수도 많다. 하지만 후반에 힘을 싣는 전술의 영향으로 큰 부상을 당한 선수가 없고, 원하는 결과도 내고 있다. 90분 내내 강한 압박과 빠른 역습이 힘들다는 것을 인정하고, 3백/4백을 넘나들며 상대에 맞춘 전략을 내세운다. 대체로 전반전은 5백에 가까운 수비, 후반전은 엄원상, 전세진(수원 블루윙즈) 등을 활용한 역습으로 승부를 봤다. 이런 전략은 4경기 2실점으로 틀어막은 수비력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탄탄한 수비라고 자부할 수 없다. 실점에 비해 측면 크로스, 뒷공간 침투에 위기를 자주 맞이했기 때문이다. 이광연의 물오른 선방, 상대 공격수의 부족한 골 결정력이 아니었다면 자칫 후반전 올인 전술을 써보지도 못할 뻔했다. 세네갈의 공격수는 지금껏 만난 상대보다 월등한 역습 속도, 마무리 능력을 자랑하므로 더욱 집중해야만 한다.



반면 세네갈은 전반전에 기세를 올려 몰아붙이는 스타일이다. 9.6초. 아마두 사냐는 1차전 타히티전에서 경기 시작과 동시에 빠르게 골을 넣었다. 이밖에도 7골 중 무려 5골이 전반전에 터져 나오며, 빠른 시간에 승리를 확정 지었다. 세네갈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점유율에 큰 중점을 두진 않으며, 상대 템포에 휘말리지 않는다. 빠른 역습 상황에서 개개인 기량으로 승부를 보고 있으며, 실제로 단순하지만 파괴적인 이 방법이 성과를 내고 있다. 운동 능력과 기술이 이번 대회 최고 수준인 세네갈 선수를 막다가 반칙을 범하는 경우가 많았다. 에콰도르는 2골 모두 PK로 내주며, 일대일 상황에서 밀린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정호진(고려대), 김정민(FC리퍼링) 등 중원에서부터 상대가 뒷공간으로 찔러주는 패스를 적극적으로 차단할 필요가 있다. 측면에서 낮고 빠르게 넘어오는 크로스 역시 풀백들이 끈질기게 방해하고, 중앙 수비수들의 침착한 대인마크가 필수적이다.


★ 빅앤 스몰의 정면대결 : 오세훈&엄원상 VS 사냐&니아네 



한국이 8강까지 올라온 건 경기를 결정짓는 순도 높은 골 덕분이었다. 특히 장신 스트라이커 오세훈의 컨디션이 최고다. K리그2 아산 무공화로 임대를 떠나 박동혁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로 꾸준히 경기를 출전했다. 프로 무대에서 골을 넣으며 자신감이 붙었고, U20 월드컵에서도 쏠쏠한 활약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단순히 193cm의 키를 활용한 포스트 플레이가 전부가 아니라, 넓은 활동량과 준수한 발밑 기술, 연계 플레이로 맹활약 중이다. 강력한 피지컬을 자랑하는 세네갈을 상대로 최전방에서 버텨주고 기회를 창출하고, 나아가 스스로 결정짓는 집중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엄원상은 이번 대회 정정용호 역습 전술의 제1옵션이다. 남아공 선발 풀타임을 제외하고 3경기 모두 상대가 지친 후반전에 투입해 제 몫을 해냈다. 답답했던 포르투갈전에서는 교체 투입되어 자신감 있는 돌파로 분위기를 바꿨다. 일본전에는 일대일 돌파, 스루패스, 수비 가담 등 측면을 지배하며 일본을 말 그대로 탈탈 털었다. 조영욱(FC서울), 전세진 등이 체력적으로 다소 지쳐 번뜩이지 않는 만큼, 윙어 엄원상의 과감한 돌파는 세네갈전에도 반드시 필요하다.


PK골을 넣고 기뻐하는 14번 니아메 (사진 출처 : FIFA 홈페이지)


세네갈엔 프랑스, 벨기에 등 유럽 리그에 뛰는 선수들이 많다. 맨체스터 시티 U18 소속 알파 디온 코우(맨체스터 시티)는 3경기 풀타임으로 우측 측면 수비를 책임지고 있으며, 어시스트도 기록했다. 2002년생 수비형 미드필더 디온 로피(오슬로 풋볼아카데미)도 모든 경기에 출전하며 주축으로 중원을 이끌고 있다. (다행히 경고 누적으로 8강전 결장) 세네갈의 핵심 원투 펀치는 아마두 사냐와 이브라히마 니아네다. 아마두 사냐는 해트트릭 포함 4골을 기록하며 대회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빠른 발과 침착한 슈팅이 주 무기로 다소 느린 발이 약점인 한국 장신 수비수와 상극이다. 2017년 프랑스에서 데뷔한 이브라히마 니아네는 올해 소속팀에서 39경기 13골을 기록하며 유망주가 아닌 주전 공격수로 맹활약 중이다. 이브라히마 니아네도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7년 U20 월드컵에서도 센터포드, 왼쪽 윙을 넘나들며 4경기나 뛰었다. 187cm의 장신임에도 스피드가 훌륭하고, 골에 대한 집중력이 뛰어나 집중 견제 대상이다.


#플래시백 : 아르헨티나 뒷공간을 노린 한국의 완벽한 승리


U20 VS 세네갈 통산전적 : 1무

대한민국 2-2 세네갈 (2017년 5월 14일 고양 종합운동장, U20 평가전)

득점: 조영욱(전18), 백승호(전36, 이상 한국) / 니아네 이브라히마(전31), 사르 솔아이(후40, 이상 세네갈)

출전선수: 송범근(GK) - 이상민(후34 김민호), 김승우(HT 임민혁) , 정태욱(후34 이정문) - 우찬양, 이승모, 이진현, 윤종규(HT 이유현) - 이승우(후34 강지훈), 조영욱(후34 하승운), 백승호(HT 이상헌)


2년 전 세네갈을 상대로 맹활약했던 조영욱 (출처 : KFA 홈페이지)

한국과 세네갈의 U20 역대 전적은 1무다. 2년전 한국에서 열린 U20 월드컵의 최종 모의고사의 상대는 세네갈이었다. 본선 첫 번째 상대인 기니를 대비하기 위해 평가전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바르샤 듀오 이승우, 백승호를 선발로 내세웠고, 세네갈은 빠른 역습을 컨셉트로 경기에 임했다. 초반 탐색전을 마치고 선제골은 한국이 터뜨렸다. 전반 17분 절묘한 스루패스가 들어갔고, 세네갈 수비수와 골키퍼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조영욱이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하지만 곧바로 전반 30분 이브라히마 니안이 세트 피스 상황에서 큰 키를 활용한 헤더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뜨거워진 경기 분위기는 곧바로 추가골로 연결됐다. 전반 35분 조영욱이 저돌적으로 돌파해 패스를 연결했고, 백승호가 침착하게 수비를 제쳐내고 골로 성공시켰다. 한국은 체력 안배, 전술 시험을 위해 후반전 교체를 가동했는데, 수비 불안을 노출하며 후반 39분 코너킥 동점골을 허용했다. 날카로운 세네갈의 역습에 막판 추가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경기는 2대2로 끝났다. 당시 막내였던 조영욱, 이브라히마 니아네는 2년이 흐른 지금 4강 진출을 위해 8강 외나무다리에서 다시 만났다.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활발한 몸놀림을 보여줬던 조영욱의 발끝에 더욱 기대를 모은다.



VS 세네갈
2019.06.09(일) 03:30(한국시간)
KBS2, MBC, SBS 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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