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룬이

by 묘일

죽음을 미뤘다

맛있는 거 먹고

이것 좀 먹어봐

여름에는 빙수 겨울엔 붕어빵 먹어야 하는데

겨울까지 버텨볼까

일단 친구랑 전화해야 하니까 내일로 미룰까

너 지금 어디야? 바빠?

조금만 더 하면 되는데

내가 없으면 안 되는 중요한 일도 있고

우리 어디 놀러갈래? 해외여행 갈까

못 가봤던 새로운 장소도 가 보고 싶으니까

너는 몰랐겠지만 나 너 좋아해

아직 네 마음도 확인하지 못했는데

그렇게 자꾸만 내 죽음을 미룬다

그렇게 자꾸자꾸 죽음을 미루다 보면

이것도 별거 아닌 일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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