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끊어낼 수 없음을 안다.
그럴수록 더 열받고 그만두고 싶은 거다. 너를 사랑하고 응원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나를 몰랐으면 해.
윗사람이 된 것마냥 구는 게, 네가 특별한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라는 듯이 행동하는 게 싫다. 나는 동등한 관계를 이어나가고 싶은 거지 매일 남의 눈치나 살피면서 불편하게 살고 싶은 게 아냐.
네가 멋대로 주는 거친 관심이 싫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재미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괴로운 관계임을 안다. 한쪽이 버거워하는 관계는 지속되기 힘들다. 내가 너를 두고 매일매일 감정의 저울을 재는 것만큼 너도 나를 향해 늘 저울질 하고 있을지도 모르지. 그래서 우리가 오래 지속될수록 속내는 썩는다는 거다.
좋은 점만 바라보고 싶은데 자꾸 어긋나는 게 꼭 너랑 나는 비틀어질 수밖에 없는 사이라는 걸 말하는 것 같다. 예전의 나는 너를 닮고 싶었고 동경했지만 그때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늦었다. 어떤 면을 보고 그에 빗대어 생각하면 단단한 편견이 생겨 버린다. 그렇게 돼 버렸다.
이미 나는 포기했고, 네가 포기하기만을 기다린다. 행복했으면 좋겠다가도 두 번 다시 얼굴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지는 건 순식간이다.
너무 오랜 시간을 붙어 있어서 상처가 아물 시간도 없다. 완전히 그만두고 싶은 줄 알았는데 조금이라도 쉬고 싶은 거였다. 쉬고 싶어. 그만두는 건 다음 문제다. 이런 미친 관계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게 엮여 있어서 벗어날래도 벗어날 수가 없다. 징그럽다.
너를 사랑하지 않음은 절대 아니지만 사랑하지 않을 자신은 있다. 애정과 증오가 뒤섞여 온종일 머릿속에서 불협화음을 일으킨다.
어느 날은 너를 향한 증오가 이기는 날이 있다. 스스로 혐오스러워질 때가 있다. 지금의 너는 닮고 싶지 않은 부분 투성이인데, 아무리 발버둥쳐도 너의 흔적이 온몸에 뿌리내리고 있는 것만 같다.
너무 버거워서 한번에 쏟아붓고 나면 부정적인 생각을 잔뜩 전시해 두는 기분이라 나도 모르게 머리를 쥐어뜯게 된다. 이게 정말 맞나. 너를 사랑한다면서 한편으로는 진심으로 증오하고 있다는 게 모순이다. 내가 사랑하기 시작했던 너의 모습과 지금이 너무나도 달라서 그런가 싶다.
이게 너의 애정 표현임을, 너도 나를 사랑함을 알고 있지만, 그래서 더 그만두고 싶어져. 나는 끔찍하게도 너를 사랑했나. 어느새 사랑은 누그러지고 끔찍함만이 점점 또렷한 형태가 되어 간다.
가끔은 네가 나를 몰랐으면 좋겠다. 진심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