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여행이란 건
남들 보기 멋짐과 스스로의 외로움을 견디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갈까 말까 하다 가고만
항구도시의 독립서점 문을 여니
라이브 연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한주전쯤 광화문 어느 서점의 공연에서 들었던
악기들 그대로
공간과 사람이 바뀐 채 연주가 이어지며 말이다.
젊은 음악가들의 공연이라 했던가
피아니스트가 연주와 사회를 보는 것도 꼭 같아서
비교도 되면서 묘한 기시감이 들었다.
10분 남짓의 연주가 끝나고
빠르게 책을 고르고 나가자 했는데
사장님이(책방 사장님은 뭐라고 불러야 할까)
우리 서점은 문학 작품위주로 구성되어 있다며
천천히 보고 가라 하셨다.
친근하고 교양이 절로 흘러나오는 말을 들으니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어차피 할 일도 없는데
십 분 정도는 더 머물러도 되겠지 하며
앉았다 일어섰다
책을 휘리릭 들춰보며 서점의 시간을 즐겨보았다.
몇 권의 책을 훑어보다
모험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진 나는
방금 막 감명 깊게 읽은 작가의 책을 이야기하며
다른 책이나 비슷한 책을 부탁했다.
책방지기(=사장님)님은
낮지만 신이 난 목소리로
순식간에 두 권의 책을 추천해 주었다.
'책을 좋아하시나 보네요' 하며 말이다.
책을 멀리하는 사람들이
종종 취미가 독서냐 할 땐
지적 허영을 채우기 위해서라는 핑계를 대곤 하는데
오늘 이곳에선
발그레진 얼굴로 '네'할 수 있었다.
느슨한 연대..
같은 걸 좋아하는 사람끼리의
고백에서 그런 게 생겼나 보다
좋은 것으로 채워진 것 같은 느낌이다.
슬쩍 나가려는데
사장님이 부르신다.
'한 줄 이어 쓰기'를 쓰고 가는 게 어떠냐며.
독립서점 방문객이 자유롭게 남기는 글이란다.
멋진 말을 할까 고민하다가
위로라는 서랍에 담긴 펜을 꺼내
어쩔 줄 모르는 시간에 여행을 왔다.
우연히 왔는데 공연이 있어 좋았고
모두가 곧 나아질 거라고 믿는다.
하는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