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내키는 대로 출근하는 대표님께
면담을 가장한 잔소리를 했다.
같이 일하는데 일관성 있게
집중 좀 해 달라고.
아무리 생각해도
주객이 전도된 거 같지만
마땅히 말해 주는 사람도 없어 보였고
말하면 며칠쯤은 노력할 것 같았다.
또. 할 말은 해야 하는 성미니깐.
내내 툴툴거리며 일할 순 없었다.
예상대로
잘 받아준 대표님 덕분에 기분이 좋았다.
문제해결에서 오는 희열과
통쾌함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는
이제 깊게 고민하고 싶지도 않은
그의 문자를 보았다.
갑자기.
칭찬 같은 말을 던지고는
몇마디 후
불쑥 사라지고 마는 그다.
마음 비슷한 걸 전하지도,
받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돌연 이 사라짐은 뭐지
혼자 쿨하게
여지를 남겼다. 이해해야 하나
괜스레
뭐가 또 부담인가?
너무 깊게 말했나?
착각하는 거 아니야? 하는
웃기지도 않은 생각들이 스쳐갔다.
두어 달에 한 번씩
제멋대로
굳이
존재를 확인시키는 이 사람은 뭘까
안 볼 확률이 더 많은 관계인걸 모르는 걸까
그래서 더 그러는 걸까
이게 그 유명한 열린 결말인가
더 이상 일렁이지 않는 마음임에도
굳이 종지부를 찍어야 마음이 편한
내가 이상한 걸까
오늘은 내가 생각나는
온도 습도 날씨 기분 시간 계절 등등 중
뭐 하나쯤 됐나 보다. 하면 되는 걸까
정돈되지 않은
관계의 불편을 가진 내가 진짜 이상한 걸까
문제라고 하기엔 뭐 하고
아니라고 하기엔 뭐 한
이 애매함에 기분이 상한다.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아닌
그냥 흐르는 말로 넘겨야겠지
이제 좀 지나면
기억에서 사라지겠지.
덕분에
또 배운다. 생각해야겠다.
세상엔 다양한 군상의 사람이 있고
모든 게 아름답고 따뜻한 결말일 수 없고
처음의 마음이 이어질 수 없고
따뜻한 배려는 어쩜 욕심의 가면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예상하지 못하는 물결에는
굳이 아까운 마음을 쓸 필요가 없다고.
해결이 필요하면 내가 굳이 할거라고.
말이다.
미워하지 말고
이해하려 하지도 말고
궁금해하지 말고
그냥 나의 일상을 살아야겠다.
그러다 곧
답하지 않는 날이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