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가장 어른은 누구일까
가장 착한 사람은 누구일까
가장 듣고 싶은 말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지금 가장 괜찮은 조언을 해 줄 사람은 누구일까
생각하다가 결국 서점으로 향했습니다.
민망해하시겠지만
작가님이 생각났기 때문이에요.
물론 작가님이 모든 조건에 해당한 것은 아닙니다.
먼저, 가장 어른이지 않죠.
그렇지만, 저는 어떤 조건들을 떠올렸고, 그러던 중에 작가님이 생각났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누군가의 조언도 책의 지혜도 너무도 필요했었거든요.
결정은 언제나 자신이 해야 한다는 진리는 이미 알고
있지만 저에겐 길잡이가 필요했습니다.
작가님의 지혜이던 수많은 책 속의 지혜이던
그것이 필요했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서점의 낯선 공기와
생각보다 지친 작가님의 안색이 조금 걱정되었지만
저 또한 적잖게 지쳐있었기에 괜찮은 것 같기도 했습니다.
피곤과 고민을 핑계삼을 수 있도록 문득문득 찾아오던 어색한 침묵도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요.
지난한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들어주고
깊게 묻지 않아 주고
간결하게 "잘 할 것 같은데요?" 하면서도
어울리지 않게 "그냥 옮겨요." 하며 강한 어조로 말해주어 고마웠습니다.
오랜 시간 누군가의 조언을 듣지 못했던지라
그 한마디가 고마웠나 봅니다.
또한, 무겁게 깔린 죄의식에 "그건 아닐걸요?" 하며
가볍게 무게를 덜어주어 또 고마웠습니다.
이쯤 되면 작가님을 너무 미화시키는 건 아닌가. 부담스러우시겠지만요.
그날 제 기분에 작가님과 서점이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다음에 갈 때도 미리 도서 추천을 부탁드리려고 합니다.
역시나. 부담스러우시겠지만
제 기준을 벗어난 생각으로 확장하는 것 같아서 말이죠.
저는 여전히 성장하고 확장하는 것을 좋아하니까요.
추천해 주신 책은
명화에서 생각의 깊이를 찾고, 심호흡에서 안정을
찾으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편하게 부담 없으면서도 무언가 남는 책을 원한다는
까다로운 조건에 부합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구매한 책과 별개로 나눔 해 주신 책과
먹지 않는다며 무심하게 건네준 와인과 서점 간식인 귤까지 든든하게 챙겨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먼 길 찾아왔다며 시골 삼촌이 이것저것 챙겨주는 것 같았어요. 서점이 서울 한복판이라는게 함정지만요.)
덕분에. 나오는 길에 기분이 한결 나아졌습니다.
어서 작가님의 슬럼프가 해결되면 좋겠네요.
슬럼프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 주셨지만
누가 느끼던 느끼지 않던
일단 자신이 편안해야 하니까요.
누군가의 글처럼
작은 관심과 마음이 오늘 제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괜찮을 거고. 아마 전 잘해나가겠죠?
문제가 저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니다.라는 말을 믿어봅니다.
다른 선택을 위해 잘해볼게요.
아. 그리고 제주로 자주 여행가는 것은
길게 갈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서 이고요.
길게 자꾸만 떠나는 것은 슬픔이나 죽음 같은 것이
일상을 지배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여행의 핑계치고는 꽤나 거창하죠?
저는 사는 내내 침잠하지 않고 잘 살아야 하거든요.
고민과 걱정이 저를 잠식하지 못하게 말이예요.
그래서 자꾸 떠오르려 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을 아름답게 후회하며 살고 싶지 않아요.
매일이 즐거울 수는 없겠지만
가능한 선에서 자주 많이 행복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자주 여행하고 아이와 서로 좋아하는 것을 공평하게(?) 나누는 여행을 선호하나 봅니다.
불안과 불평이 일상을 침범하는 건 참을 수 없어서 말이죠.
아무래도 저는, 저의 존재 이유를 잘 살아내는 것에서 찾는 것 같습니다. 말이 무거워 버렸네요.
아까 질문에 부족한 대답을 약간 덧붙인다는게 말이죠.
아무래도 저는 수다가 너무 많아요.
고마웠어요. 잘할게요 몇 마디면 끝날걸 말인데요.
어쨌든 지금은 저는 아주 괜찮은 편입니다.
작가님도 어서 괜찮아지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