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에 도달하는 것보다

by 오아

불같은 토요일을 보내고

이름 모를 주주에게 메일을 보내려 했습니다.


직원 능력과 규모를 효율로 생각하고

수익창출을 위해 가져야 할 태도나 비법 같은

소리를 꽤 크게 설파하는 그 사람에게 말이죠.


기업가치는 당신들이 소유할 때만 존재하는 것이냐

나는 왜 너의 계획을 받아본 적이 없을까

너의 보는 눈은 진짜 아니었어. 하고 말이에요.


불을 지핀 건 그가 아니었고

또, 한참 지난 이슈였지만


그가 벌인임에는 분명했어요.

그자는 분명 계획했고 알고 있었을 테니까요.


뒤늦게 활활 타올랐습니다.


무능력자 몇몇이 아닌

뿌리가 잘려나간다니 말입니까


감정이 이입되었습니다.

나도 한때 뿌리라 자부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한때. 진저리 나게 나를 힘들게 했던

그들이었지만

이런 모양새로 잘려나가는 건 참기 힘들었습니다.


아마도 그들과 저는

브랜드에 대한 애사심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는 생각

더더 힘들게 했나 봅니다.


그렇게 이유 모를 열을 내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상스러운 복수의 마음이

조금 가라앉자


잘려나갈 뿌리로 보이던 대상이,

내적 친밀감으로 똘똘 뭉친 그 대상들 대한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대단하게 느껴진달까요.


분명 수치스러울 거고

굳이 수고스럽게 하지 않아도 될 텐데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까요.


수모가 두려워 도망친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위로보다 응원과 그들의 미래에 기대 같은 걸 하고 싶더라고요

립서비스로 제 다음의 안위를 보장하는 거 말고

그냥 비즈니스 선배에 대한 순수한 응원 같은 거 말이죠.


선물 같은 걸 하고 싶어 졌습니다.

100% 익명으로 말이죠.


마침 어제 읽은 책 한 권의 내용이 좋아

간단 메시지와 보내려는데.. 익명.. 참 힘든 거더라 거요.

선물이건 뭐건 포기할 뻔했습니다.


4시간쯤 인터넷을 뒤지고 뒤져

익명으로 메시지 카드와 함께 책을 선물했습니다.


예약발송했으니

이제 봤겠네요.


부디 저인즐 몰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원래모습대로 당당하게 잘하셨으면 좋겠어요.

여태껏 욕한 거 다 취소할게요.

워낙 부자시니까 먹고 사시는 건 문제없으실 겁니다.


책임은 누가 지냐며 호통치던 그분이 문득 생각납니다.


도달하지 못한 목표 매출의 책임으로 도망치듯

제 자리를 내놓으며 제가 책임진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네요.


끝까지 자리 지킨 대표님이 책임진 겁니다.

한 수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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