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와 이해 사이
출산 휴가를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싱글 거리는 아이가 너무도 좋았지만
여자는 많은 계획을 세우고 회사로 복귀한다.
그래도 여자는 회사가 익숙하다.
항상 그랬듯 여자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주간회의에 참석한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이번 주는 후임과 함께다.
회의 중에도 여자는 의욕이 넘친다. 어서 업무를 익히고 싶다.
크고 작은 이슈에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제안한다.
그런데, 주간회의 분위기가 뭔가 애매하다.
차분하다고 하기엔 거리가 있다. 냉랭.. 냉랭하다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 것이다.
여자가 익히 아는 주간 회의와는 다른 분위기다.
불편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기분이 찜찜하다. 여자는 이 상황을 확인해야만 한다.
여자는 어느덧 대표실에 도착했다.
"똑.. 똑"
"네.. 들어오세요.."
"대표님~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아.. 네네.. 말씀하세요."
"제가 생각하기엔, 대표님과 저, 둘 중에 한 명은 분명히 오해를 하고 있어요."
"아.. 네...? 네...."
"대표님, 혹시 저를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나요?"
"아.. 제가요?...."
"제 생각에는 대표님께서 제가 뭔가 제 마음대로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세상에나, 여자는 기우는 사실이었다.
여자의 부재를 맡아준 후임이 여자로 인해 주늑들까봐 우려스러웠다는 것이다.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여자는 오해를 풀고 싶다.
여자는 누군가를 이기려는 마음이 없었다.
일을 하면서 누군가를 의식하는 것은 한가한 사람들이나 하는 일 아닌가?
여자는 차분히 여자의 입장을 전달했고
누구도 기쁘지 않은 대화였지만, 짚고 넘어가야 하는 일이었다.
이번에는 업무를 정리해야 할 차례다.
약속된 매뉴얼과 도면들이 조금씩 바뀌어져 있었다.
여자는 다시금 기준을 잡는다
후임의 기준이 다르지는 않았지만, 그건 뭔가 좀 부족하다
뾰족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여자는 굳이, 애써, 있는 대로 업무를 확인하고 제대로 정리한다.
어쩌면..
어쩌면 여자는 지금 불안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여자의 극성맞은 성미를 못 견뎌서 일까
여자가 팀장이 되어서 일까
여자를 인정하지 못해서 일까
후임이 퇴사 의사를 밝혔다.
일하는 방법을 두고,
몇 가지 불편한 이야기들이 오갔지만 퇴사를 결정할 줄은 몰랐다.
여자는 그저 업무만 잘 정리하고 싶을 뿐이었다.
여자는 후임에게
" 점심시간엔 모니터 끄고 나가~"
같은 말은 꺼내지도 않았다며 후임의 멘탈을 문제 삼아 보지만
찝찝한 기분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여자의 마음이 오랜만에 불편하다.
역시, 일이 바쁜 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