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의 속도는 엄청날 것이다
2026년이 다가왔다. 2026년을 살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인류가 꼭 이런 속도까지 만들어야했을까?"
2026년의 가장 큰 기술적 변화는 멀티에이전트 플랫폼의 완성이다.
지금은 싱글 에이전트의 시대이다. 우리가 어떤 AI에게 일을 시키면 슬라이드도 만들어 주고, 영상 생성도 해 주고, 편집도 해 준다.
2026년 일반인이 경험할 것은 이 싱글 에이전트로 일을 엄청 빨리 해 내는 것이다.
그런데 기술적으로는 멀티 에이전트의 시대가 된다. 멀티 에이전트는 하나의 에이전트가 다른 에이전트들하고 이야기하면서 일을 하는 것이다. 내가 내 에이전트에게 프로덕트를 하나 만들어 달라고 하면, 내 에이전트가 코딩 에이전트, 설계 에이전트, 디자인 에이전트, PM 에이전트들과 함께 일을 해서 결과를 가져온다. 심지어 에이전트가 이미 있는 것도 아니다. 에이전트들을 그때 그 때 만들어서 일을 한다.
멀티 에이전트가 가져오는 변화는 엄청날 것이다.
유튜브에는 지금도 AI 음성에 AI 이미지로 만든 채널이 넘쳐난다. 아직은 조잡하고 티가 난다. 그런데 6개월 뒤에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이미 광화문 전광판들도 AI 컨텐츠와 광고로 가득하다.
곧 AI가 만든 영상이 평균적인 인간 크리에이터보다 나아지게 된다. 편집도, 자막도, 썸네일도. 상위 1% 크리에이터는 살아남는다. 그 사람만의 색깔이 있으니까. 문제는 중간이다. 구독자 1만 명, 월 50만 원 벌던 사람들. AI와 똑같은 걸 만드는데 AI보다 느리다. 경쟁이 안 된다.
마켓팅 시장도 크게 바뀐다. 당신이 에어컨을 산다고 치자. 예전에는 네이버에서 검색하고, 유튜브 리뷰 보고, 쿠팡에서 비교했다. 이제는 에이전트한테 시킨다. "200만 원 이하, 투룸용, 가성비 좋은 거 찾아줘."
에이전트가 알아서 검색하고, 리뷰 분석하고, 최저가 찾아서 장바구니에 담는다. 당신은 "이거 살까?"만 결정하면 된다.
그러면 삼성전자는 광고를 어디에 해야 할까? 인간의 눈이 아니다. AI의 알고리즘이다. "이 제품이 왜 좋은지" AI한테 설명해야 한다. 고객이 AI가 되는 시대가 온다.
그리고 채팅에도 광고가 들어갈 것이다. 새로운 광고 시장이 열릴 것이고 엄청난 파급력을 가질 것이다. 구글, 메타 기본적으로 다 광고 미디어 회사이다. 이 중 가장 큰 광고 지면 Gemini를 가진 구글은 살아남겠고, 가장 작은 광고 지면을 가진 Meta는 힘들어 질 것이다.
OpenAI는 ChatGPT를 얼마나 매력적이고 효율적인 광고판으로 만드느냐가 올해 생존 여부를 가를 것이다. 그리고 AI 광고 시장이 열리면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OpenAI와 Anthropic도 큰 수익을 내는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트래픽을 지켜내는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2026년 어딘가에서 AI 혼자 운영하는 회사가 나타날 것이다. 창업자 한 명이 에이전트들한테 일을 시킨다. 고객 응대 에이전트, 마케팅 에이전트, 개발 에이전트, 회계 에이전트. 사람은 방향만 정한다. 이미 이런 실험은 2025년 초부터 샌프란시스코에서 있어 왔다. 그리고 내 회사도 그 실험을 하고 있다. 많은 성공을 보았고, 지금도 배우는 것이 많다.
기술의 발전에 비해 사회에 전파되는 속도는 느리다. 인터넷이 발명되고 한국에서 모든 사람이 쓰기까지 30여년이 걸렸다. AI에이전트는 만들고 1년 정도가 걸리면 사회에 확산되는 것 같다. 2026년에는 사회가 싱글 에이전트와 약간의 멀티에이전트를 경험하고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법과 제도는 시급하게 이 변화를 따라잡아야 한다. AI가 만든 광고는 어떻게 규제해야 할까? 직원 없는 회사는 세금을 어떻게 내야 할까? 회색 지대가 폭발한다. 누군가는 그 틈에서 돈을 벌고, 누군가는 보호받지 못한 채 밀려난다.
인간 노동의 가치가 급락한다. 예전에는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귀했다. 이제는 AI도 한다. 희소성이 사라지면 가격이 떨어진다.
n잡러가 늘어난다. 하나의 직업으로는 불안하니까. 아침에는 AI로 번역하고, 낮에는 AI로 영상 만들고, 밤에는 AI로 블로그 쓴다. 바쁘다. 근데 월 수입은 100만 원이다.
이게 2026년의 가장 무서운 변화다. 일은 하는데 돈을 못 번다. 유튜브가 이미 보여줬다.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지만, 먹고사는 건 상위 1%뿐이다. 이 구조가 번역, 디자인, 글쓰기, 컨설팅으로 퍼진다. AI 덕분에 누구나 할 수 있게 됐다. 바로 그 이유로 생산물의 가격이 바닥을 친다.
2026년에는 지금보다 10배의 생산을 해야 지금의 수입을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2025년 우리의 생산량은 이미 1990년대의 수십배에 달할 것이다. 90년대에는 인터넷이 없었다. 이메일도 없었다. 디스켓으로 정보를 움직였다. 그 때에 같은 수준의 임금을 받았던 사람에 비해 우리는 수십배의 생산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미 코딩은 이전의 100배를 생산해야 같은 금액을 받는 수준으로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 2026년은 모든 사회 분야에서 이러한 변화가 시작되는 해가 될 것이다.
뭐 두려워 할 일은 아니다. 기술은 사회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것이고 우리는 또 새로운 속도에 적응할 것이다. 그런데 이전 기준 10년치 변화가 내년 한 해 동안 이루어질 것이다.
특이점(싱귤래러티)의 원년은 2025년이었다. 우리는 모두 되돌릴 수 없는 특이점으로 빨려들어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