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내가 찾아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종종 잊곤 한다
지금 나는 팀을 옮기고 있다.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나는 현재 Payout Team 1 소속의 엔지니어이다. Payout Team 1과 Payout Team 2는 각자 페이아웃 플로우에서 각자 다른 역할을 맡은 서비스를 만든다. 그런데 두 개의 서비스가 론칭은 함께 해야 한다. 그래서 Payout Launch Team이 1팀과 2팀의 대표들로 구성되었다.
그런데 이번 Reorg(조직 개편)으로 내가 4월부터 다른 팀으로 옮기게 되었다.
나에게는 지금 세명의 매니저가 있다. 원래 팀 Payout Team I의 매니저 A, 여러 팀의 대표가 모여서 하는 론칭 프로젝트 그룹인 Payout Launch Team의 매니저 B, 그리고 새 팀의 매니저 C이다. 세 매니저는 함께 앉아서 회의를 하더니 이렇게 결론을 내었다. 론칭은 13단계까지 마일스톤이 정해져 있는데 지금 5단계가 진행 중이다.
1. Will(나)은 5단계 론칭을 위한 모든 있던 일을 다 마친다.
2. 5단계 론칭을 위한 일을 다 마치고 나면 새 팀의 일을 시작한다. 나머지 팀이 론칭을 진행한다.
3. 5단계 론칭이 다 될 때까지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다시 돌아와서 문제를 해결한다.
4. 다음 단계의 론칭에서부터는 관여하지 않는고 새 팀에 집중한다.
뭐 간단한 일이었다. 한마디로 하면 '지금 일 다 하면 가도 되'였다.
새 팀의 매니저인 매니저 C가 3월 초에 나에게 와서 물었다.
매니저 C: "언제쯤 옮길 수 있을 것 같아?"
나: "4/1이면 충분할걸?"
매니저 C: "OK"
3/29일이 되었다. 일은 계획대로 거의 다 끝났으나 예기치 않은 사고가 있었다. 그래도 나는 4/1일부터 새 팀에 내 일의 50%를 할애할 수 있을 것 같았다. 3/29 금요일이 끝나갈 때쯤 매니저 C가 1:1 미팅을 잡았다.
매니저 C: "4/1에 옮길 수 있어?"
나: "응? 어... 내 일은 거의 다 끝났어. 다음 주부터 50% 정도의 bandwidth는 새 팀에 쓸 수 있어."
매니저 C: "What? I expect you to be more responsible for what you committed."
"응? 네가 했던 말과는 다르잖아?"
매니저 C는 놀라면서 내가 내가 한 약속을 어겼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응? 내가 뭘 잘못한 거지? 내가 뭘 잘못한 것인지 한참을 알 수가 없었다. 나는 내 일을 열심히 하고 있으면 4/1에는 매니저들끼리 이야기해서 자동으로 팀을 옮겨 줄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나는 엔지니어고 그들은 매니저고 인사는 매니저가 하는 것이 아니던가?
그런데 매니저들이 인사권을 가지고 나를 옮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맨 위에 합의된 1~4의 항목들은 내가 주도적으로 해결하고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 것이었다. 실리콘밸리 매니저들은 나를 자기 마음대로 옮길 수 있다고는 상상도 하지 않고 있었다. 자신들이 가이드라인을 제안할 뿐 내 일과 팀에 관한 결정도 내가 하는 것이었다.
결국 한참을 이야기 한 끝에 알게 된 것은 내가 일을 다 마쳤다는 것을 매니저 A와 B에게 이야기하고 매니저 C는 약속대로 팀을 옮겨와서 새 팀에 집중하기를 바란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매니저 A와 B에게 내 일을 거의 다 마쳤으니까 다음 주에는 50% 정도씩 양쪽에 일을 하고 그다음 주부터는 새 팀에 집중할까라고 했다. 그랬더니 A와 B는 그것은 Expectation과 다르다고 하면서 각자의 불만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오 마이 갓. 이게 다 내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였다니. 나는 그냥 일만 열심히 하면 이전 팀에서 나를 빼 주고 새 팀에 갖다 앉혀 놓을 줄 알았다.
결국 내가 매니저들을 한 사람씩 불러다가 1:1로 각자의 의견을 듣고 조율을 하면서 내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인지를 계획해야 했다.
매니저 A는 내가 론칭 5단계가 끝날 때까지 팀에 남아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내 일을 일찍 끝내면 다른 팀원들을 도와서 론칭 5단계가 잘 끝나도록 지원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매니저 B는 내가 지금 끝내 놓은 일이 조금 더 안정되고 테스트가 끝날 때까지 팀에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매니저 C는 내가 4월 1일이라고 했으니 4월 1일부터는 새 팀에서 일을 집중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내가 50%만 새 팀에 일하는 것보다는 일을 다 마치고 와서 80% 이상의 집중도를 할애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결국 내가 생각한 4월 1일부터는 새팀과 옛날 팀에 50%씩 일을 하고 서서히 팀을 옮겨가는 방향은 누구의 생각에도 맞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다른 엔지니어들과도 회의를 소집해서 토론 끝에 최종 결론을 내렸다.
1. 4/12일까지 새 팀 시작일을 연기한다.
2. 론칭 팀의 모든 엔지니어들과 합의하여 4/12일까지 5단계 론칭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할 일 목록을 만들어서 4/11일까지 진행되는 스프린트를 시작한다.
3. 스프린트에 계획된 일을 다 못 마치게 되면 다시 매니저 C와 협의해서 팀을 옮길 시기를 미리 조정한다.
이렇게 하면 나는 매니저 C가 화를 낼 것 같았다. 4/1에 시작하기로 해놓고 왜 4/12냐고 할 것 같았지만 모두와 합의한 결과인지라 이렇게 결론을 짓고 이메일로 보냈다. 그러나 매니저 C가 아래와 같은 답장을 보냈다.
매니저 C: "Great-- looks good to me, thanks for getting clarity--"
오 좋아, 명쾌하게 해 주어서 고마워.
매니저 C가 나에게 프로페셔널하지 않다고 한 것은, 정확히는 내 말에 책임을 지기를 바란다고 했던 것은 4/1일이 기일인데 기일을 못 지킨 것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커뮤니케이션을 미리미리 명확하게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이었다.
여러 사람과 적극적으로 소통한 끝에 오해가 풀리고 문제가 해결되었다. 다들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조금씩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것을 해결해 주는 것은 소통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매니저는 윗사람도 아니고 인사권을 쥐고 나를 어린아이처럼 이리 옮기고 저리 옮기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나는 내 입장을 알리고 매니저는 자신의 입장을 알려서 조율해야 하는 일이었다.
매니저 3명과 엔지니어 3명과의 생각의 조율은 그냥 가만히 있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었다. 끊임없는 쌍방향 소통이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