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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호현 Mar 30. 2020

1. 더 이상 벤치마킹하지 않는 대한민국을 꿈구며

'이기적 직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 머리말

시내 도로를 가득 메운 스포츠카


우리나라 기업들이 하는 사업들은 더 이상 단순 노동 제조업이 아니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하여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야 하는 사업들이다. 우리의 제조업도 고도화되면서 ‘새로운 개념 설계’가 우리의 역량이 되어가고 있고, 그 외에 금융 상품 설계, 소프트웨어 개발, 새로운 레스토랑 모델 개발, K-POP 모델의 개발 등 새로운 것을 설계하고 만드는 것에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 집중되고 있다.


단순 노동 제조업은 시키는 대로 열심히 하는 것이 최고의 미덕이고,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우리나라의 기업문화는 그 기본 골격을 토대로 이루어졌다. 맨 위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고, 아래에서는 빠르게 따르는 위계 조직이다. 그런데 직원들이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내고 지금까지 없던 것을 시도하는 일에는 위계 조직은 최악의 조직이다.


모든 것이 명령과 데드라인으로 이루어지는 위계 조직에서 혁신은 “1개월 후까지 혁신을 만들어 오세요"라는 명령으로 할 수밖에 없다. 혁신이 데드라인을 가진 성과를 내야 하는 단기 프로젝트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단기 프로젝트들은 낮은 리스크, 투자 대비 효과가 높은 성과, 명령권자에게 성과를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을 추구한다. 우리는 그동안 이러한 방식으로 새로운 방식의 자동차도 만들고, 스마트폰도 만들고, 금융 상품도 만들고, 소프트웨어도 만들어왔다.


위계 조직의 방식으로 혁신을 하는 것은, 마치 스포츠카를 타고 시내 운전을 하는 것만큼이나 답답한 일이다. 개발도상국 시절의 낮은 교육 수준에 창의력이 떨어지고, 창의력이 필요도 없는 일을 할 때에는 규율과 규제가 중요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표준화시켜서 생산공정에 같은 방식으로 투입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었다.


사실 모든 사람이 스쿠터를 타고 다닐 때에는 최고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보다 서로 사고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 기업들은 시내 도로같이 많은 규제와 규율은 만들어왔다.


그런데 교육 수준이 올라가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스포츠카를 타는 듯 많은 업무 능력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기업문화는 그에 맞춰 쉽게 변화하지 않았다. 이전 시대에 안전을 중시하며 만들었던 속도 제한과 신호등을 그대로 유지했다. 그 안에 갇혀버린 고학력 전문 인력들은 지옥 같은 답답함을 맛보아야 했다.


그동안 열심히 돈을 모아 산 스포츠카를 시속 40킬로미터 이상 못 달리는 길에서 운전해야 하는 것처럼, 20년 넘게 열심히 공부해서 쌓아 올린 실력과 전문성은 위계 조직의 틀에 갇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똑똑한 사람들이 들어가서 바보가 되어버린다’는 기업들이 되어버렸다.


게임의 규칙을 바꾸다


이러한 위계 조직 방식의 혁신이 큰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쟁상대인 실리콘밸리가 판을 바꾸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실리콘밸리는 우리가 시내 도로에서 뛰어난 스포츠카 같은 직원들이 답답하게 자신의 능력을 제한받고 있을 때, 스포츠카를 위한 고속도로를 사방에 깔고 자유롭게 달리기 시작했다. 구글, 페이스북, 우버, 트위터, 에어비앤비, 애플, 넷플릭스, 자율 주행 스타트업들, 유전자 공학 스타트업들 등 전문가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수많은 혁신 기업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들은 아주 빠르게 세계 경제를 장악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방법을 통해 실리콘밸리 기업들에 돈을 내고 있다. 그리고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새로운 사업 분야를 새로 만들어 독점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데이터와 정보 교류의 구글, 소셜 네트워크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숙박 공유 경제 에어비앤비, 차량 공유 경제 우버, 콘텐츠 스트리밍의 넷플릭스 등 이들의 위치는 전 세계에서 독점적 지위를 구가하고 있다.


그들이 누군가를 벤치마킹한다면 그들은 이미 혁신 기업이 아닌 fast follower가 된다.


마치 시내의 신호등과 교통통제를 지키는 체제가 아닌, 자신의 운전에 스스로 책임지며 속도 무제한으로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는 스포츠카의 천국과 같은 교통체계를 만든 실리콘밸리. 물론 그것은 각자가 자신의 스포츠카를 어떻게 안전하게 다루는지 정확히 아는 전문인들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무제한의 속도를 내는 고속도로는 그 나름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고, 스쿠터를 타고 있는 사람에게는 죽음의 현장이 될 수도 있다. 능력 없는 사람에게는 보상이 주어지지 않으며, 혁신에 대한 기여로 평가받는다.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나 애사심, 배우려는 자세, 겸손함과 한결같은 성실함은 별 의미가 없다.  “당신은 당신의 능력을 이용해서 어떻게 우리 회사의 비전에 기여했습니까?”라는 질문에 답할 수만 있으면 된다. 그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 한, 하와이 해변에서 일주일씩 휴가를 갖고, 회사에 안 나오고, 집에서 일을 하고, 점심식사를 세 시간씩 해도 상관이 없다. 위계 조직에서 회사의 중추를 차지하고 있던 중간관리자들에게는 끔찍한 일이다. 시내 도로 네거리에서 교통정리하던 경찰들을 고속도로 한가운데 데려다 놓은 모습일 것이다.




오늘부터 매주 일요일 그동안 책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이기적 직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의 내용을 요약해서 연재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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