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역할조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호현 Jul 02. 2020

10. 나는 역할 조직에 어울리는 사람인가?

역할조직과 위계조직은 원하는 인재상이 다르다

겸손한 일꾼 vs. 자신감 넘치는 전문가


“당신은 자바를 얼마나 잘하나요?”라는 질문에 우리는 흔히 겸손하게 이렇게 대답한다.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실력을 쌓았지만 아직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앞으로 이 회사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노력해서 더 좋은 엔지니어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전문가 조직인 역할조직 면접에서 이 말은 나쁜 대답을 넘어서, 듣는 사람의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대답이다. 우리가 암에 걸렸고 수술을 할 의사가 이렇게 이야기 한다고 생각해보자.


“많은 수술을 통해서 실력을 쌓고 학교 공부도 열심히 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이 수술을 통해서 경험을 쌓고 더 좋은 의사가 될 생각입니다.”


전문가로서 엄청나게 무책임한 발언이 되어버린다. 우리는 의사가 이렇게 이야기할 것을 기대할 것이다.


“암 수술은 제가 전문가입니다. 암 수술은 무섭게 들리지만, 사실은 간단한 일입니다. 수술이 시작되면 암 주위의 정상 세포를 포함하여 림프절 절제를 시행할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암 세포가 완전히 나머지 세포들과 분리되어 더 이상 암 걱정은 안 하고 사실 수 있을 것입니다.”


역할조직에 필요한 사람은 자신의 커리어를 명확하게 갖고 있는 전문가이다. 내가 이 회사에 어떤 기여를 제공해줄 수 있는지 명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잘리지 않게 일하기 vs. 잘려도 상관 없게 커리어를 쌓기


역할조직의 인재들은 회사의 월급이나 편한 회사 생활이 주요 동기를 되면 안된다. 그런 사람들은 역할조직에서 절대 뽑으면 안되는 1순위의 사람들이다. 특히 회사에 충성하는 사람은 절대 금물이다.


회사 자체에 충성하는 사람에게 가장 좋은 일은 승진이고, 가장 안 좋은 일은 퇴사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가장 안전한 선택을 한다. 어떻게 하면 오랫동안 회사를 다닐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러한 사람들은 혁신이 필요한 순간에도 승진에 가장 유리한 혁신안을 만들어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바로 윗사람이 듣고싶어 하는 이야기를 하는 ‘혁신’일 뿐이다. 그들에게 혁신은 ‘세상을 바꾸는 혁신’일 필요가 없다. 그들의 게임은 ‘세상을 변화시켜라'가 아니고 ‘윗사람을 설득시켜라’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반면, 자신의 커리어를 가진 전문인에게 가장 좋은 일은 세상을 바꾸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수행하여 명성을 떨치고 실제로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자꾸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하려고 한다. 그리고 회사는 오히려 그들이 사고를 쳐도 큰 사고가 나지 않도록 안전판을 만들어주는 일에 몰두하게 된다.


이것이 구글 CEO인 에릭 슈미츠가 이야기했던 스마트 크리에이티브(Smart Creatives), 즉 똑똑하고 창의적인 인재이고, 넷플릭스에서 이야기한 프로페셔널 스포츠 선수 같은 전문가들이다. 그들은 회사의 급여와 복지혜택이 목적이 아니라, 세계적인 스케일의 프로젝트에서 경험을 쌓고 멋진 프로젝트를 세상에 내 놓는 것이 너무 신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단순한 일을 반복하고, 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다. 제조업에서는 이런 인재들이 들어오면 관리하기 골치아픈 사람들일 뿐이다. 반면 콘텐츠 산업이나 소프트웨어 산업에서는 이들은 그냥 놔두면 세상을 바꿀 사람들이다. 위계조직 회사의 혁심역량이 첨단기술과 관리 시스템이라면, 역할조직 회사의 혁신의 핵심역량은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창의적인 혁신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72309265?scode=032&OzSrank=1


매거진의 이전글 9. 역할 조직 인재 선발의 원칙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