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의 퇴근길....
오래간만에 가벼웠다.
한 주를 끝냈다는 감각이 얇게 깔려 있었다.
그 가벼움이 반가웠다.
시동을 걸었다.
조금만 더 버티면 안전한 집, 안전한 주말에 닿을 수 있으니 좋았다.
그때 문자가 왔다.
지속적인 주차로 인해 불편이 발생하고 있어—
다시 읽었다.
또 읽었다.
몇 주 전에 일이 있었다.
화면을 켰을 때, 부재중 전화가 수십 통이었다.
설명은 필요 없었다. 뭔가 잘못됐다.
전화를 걸었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그는 불같이 화를 냈다.
담배연기를 내 얼굴에 들이밀었다.
나는 연거푸 사과했고, 커피쿠폰도 보냈다.
쿠폰은 받았을 것이다. 문자로 보냈으니까.
썼는지는 모른다. 이미 내 손을 떠난 일이었다.
그의 쪽에서 내게 돌아온 것은 용서가 아니었다.
"부탁합니다."
그 말만 남았다.
나중에 알았다.
그가 그 학원의 강사라는 걸.
그 뒤로 학원의 계단과 복도는 전부 조심해야 할 장소가 됐다.
혹여 그와 마주치면, 나는 저주받은 석상처럼 굳어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학원에 갈 때는 늘 모자를 푹 눌러쓰고 얼굴을 가린다.
상대의 얼굴도 가능한 한 확인하지 않는다.
식은땀이 났다.
문자 하나로
그때의 담배연기가 다시 얼굴을 덮어 질식시키려 하는 것 같았다.
내가 또 무슨 문제를 일으킨 건가.
나는 학원에 문자를 보냈다.
단체 공지인지, 나를 향한 건지.
선생님께도 물었다.
움직이지 않으면, 발버둥 치지 않으면
나는 늪으로 빨려 들어갈 것을 알기에
분주히 손가락을 놀렸다.
답을 기다리는 동안,
불안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냥 옆에 있었다.
해결책은 있다.
유료주차장.
요즘은 앱으로도 다 된다.
별일 아니다.
그런데 생각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 돈을 또 써도 되는 건가.
내가 뭐라고 취미생활에 또 돈을 쓰나.
이제 드럼을 못 치는 건가.
그 작은 문제는 내 모든 것을 뒤흔들어 놓았고, 나는 여지없이 부서졌다.
집에 오는 길,
나는 스스로를 안심시키려 노력했다.
단체 문자다.
나를 특정한 게 아니다.
드럼은 계속 칠 수 있다.
설득되지 않았다.
그 상태로 집에 들어왔다.
완전히 흔들려
껍데기만 남고 속은 모두 빠져나간 채로.
그게 오늘의 퇴근이었다.
나는 내일, 다시 드럼 연습실로 들어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