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신입] 봄꽃은 아깝다

by 서희

캠퍼스의 봄은 아마 아름다웠을 것이다.

기억이 없다.

어릴 때는 알러지약을 사탕처럼 까먹으면서도 봄꽃은 눈에 담지 않고 지냈다.

그때는 내 청춘이 더 눈부셨다.
봄꽃보다 내가 더 빛났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봄이 온 것을 몸이 먼저 안다. 눈이 간지럽고 눈물이 흐른다. 기침이 나오고, 목이 붓고, 기관지가 좁아진다. 봄이 왔다는 신호는 늘 이런 식이다.
그래서 봄에는 외출을 꺼린다.
그래도 오늘은 차에서 내려버렸다.

봄꽃에 홀렸다.
봄꽃은 찬란했다. 예상보다 훨씬.


그 결과는 혹독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몸이 무너졌다. 숨이 어디로 들어가 어디로 나오는지, 불길처럼 느껴졌다. 폐에서 소리가 났다.


이럴 줄 알면서도 아깝고 또 아까운 봄꽃을 맞이하러 나갔다.


언제부터였을까. 봄꽃이 아깝다고 느끼기 시작한 것이.
아마 우울이 깊어지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찬란한 것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잃을 것 같으니까 비로소 보였다.


내년에도 이 봄을 볼 수 있을까.


왜 이런 생각이 드는지, 사실은 안다. 혹독한 일들을 몇 번 지나왔다. 나달나달해진 양말 뒤꿈치처럼, 몸도 마음도 그렇게 됐다.


봄꽃은 아깝다.
아프게 예쁘고, 예쁘게 아프다.
그래도 나는 오늘 차에서 내렸다. 내년에도 내릴 것이다. 아픈 걸 알면서도, 하는 쪽에 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