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연동해제
문자 알람 소리에 몸이 먼저 반응한다.
내용을 읽기도 전에 심장이 한 번 튄다.
시스템이 안정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렸다. 그 시간 동안 몇 번이나 새벽에 회사로 달려갔는지 모른다. 숨이 가쁘든 말든 계단을 두 칸씩 뛰어올라가던 날들이 있었다. 그런데 그 일은 엄밀히 말하면 내 업무가 아니었다. 관리팀의 업무였다.
하지만 그 신새벽, 가쁜 숨을 몰아쉬며 회사에 도착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나는 일을 해결하느라 해가 뜨는 걸 보지도 못했다. 밤이 끝나는 순간을 ‘아침’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냥 또 한 번의 수습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언제든 뛰어나가려면 온몸의 근육이 예민하게 집중해야 한다. 그렇게 오래 버티면 근육이 뒤틀리듯 쥐가 난다. 나는 가끔 심하게 아파가며 버텼다. 입원해서도 그놈의 휴대전화를 내려놓지 못했다.
시스템이 안정화되고 나서는 또 다른 강박이 생겼다. 이제는 서비스가 무결해야 한다는 강박. 걸려오는 전화를 놓치지 말아야 하고, 부재중 전화는 반드시 다시 걸어야 한다는 생각.
그래서 사무실 전화를 휴대전화와 연동했다.
퇴근 후에도, 밤에도, 주말에도, 공휴일에도.
나는 늘 출발선에 선 단거리 선수처럼 살았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그렇게 나를 회사의 일부로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
반 회사, 반 인간.
웃기지만 슬픈 구조였다.
늦은 시간의 전화 연결은 당연해졌다. 그들에게 중요한 건 연결과 해결이었지, 내가 어떤 상태로 받았는지는 아니었다.
그래서 이제 용기를 낸다.
사무실 전화와 휴대전화의 연동을 끊는다.
버튼은 하나다.
#9#
퇴근 이후의 연락은 내일 처리한다.
주말과 공휴일의 문의는 안내로 남긴다.
문제는 문제로 두고, 나는 나로 둔다.
그건 내 밤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의 내일의 문제다.
나는 반 회사 반 인간에서 벗어나 완전한 인간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나는 받지 않기로 했다.
나는 오늘 새로운 문을 열어, 안 하는 쪽의 반대편, 하는 쪽에 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