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신입] 나는 투자 계좌를 신설했다.

다람쥐의 포트폴리오

by 서희

2025년을 마무리하던 12월, 나는 투자 앱을 설치했다.
복잡하고 귀찮은 인증을 몇 번이나 거치고, 계좌를 만들었다.
다람쥐처럼 매일 소액으로 주식을 모으는 기능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냥 시작했다. 매일 몇 천 원.
누가 추천해 준 항목 몇 개를 눌렀다.
거창하진 않지만, 나에게도 ‘포트폴리오’라는 게 생겼다.


미국주식이 대세라니까.
“국장은 보지도 마.”
그렇게 단정하던 친구가 떠올랐다.


나는 원래 확신이 없는 쪽이었다.
그래서 확신 있는 사람의 말을 빌려 쓰는 데 익숙했다.
미국장을 열고, 추천받은 종목을 몇 개 눌렀다.
이유는 길지 않았다. 다들 그렇게 한다니까.


난 목돈이 없다.
목돈을 투자할 배짱은 더 없다.
그래서 매일 소액 모으기를 택했다.
대기업 커피를 끊고, 배달을 줄이고,
충동적으로 질러대던 비용을 줄이면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 정도였다.


돈의 흐름, 돈의 크기, 세금, 주식, 연금, 적금.
나는 그쪽 지식도 관심도 거의 없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발가락도 안 담근 채로 계속 사는 건,
이상하게도 점점 더 소외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아직도 관심이 크게 생기진 않았지만,
일단 돈을 넣기 시작했다.
내 돈이 들어가면, 나도 보게 되겠지 싶어서.


나는 돈을 버는 사람이기보다
돈을 쓰면서 살아가는 생물이다.
그러니 아예 모른 채로 삶을 지속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나도 늙어가고, 더 이상의 월급을 받을 수 없는 시절이 올 테니까.


나는 오늘 새로운 문을 열어, 안 하는 쪽의 반대편, 하는 쪽에 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