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신입] 너를 사랑하는 나를 위해 살아달라고

by 서희

응급실에서 정신을 차리면
온갖 수액과 기계가 내 몸에 연결되어 있다.
손목에는 줄이 꽂혀 있고
가슴에는 전극이 붙어 있다.


나는 그 장면을 몇 번 봤다.


앰뷸런스 안에서는
정신을 잃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내 이름을 부르고
눈을 보라고 하고
조금만 더 버티라고 말하는 사람들.
나는 그들을 영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 같은 목숨에 그렇게까지 애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끝내고 싶었으니까.


응급실에 오면 늘 같은 질문을 받는다.
보호자 연락처.
나는 모른다고 했다.
끝까지 버텼다.
그러다 결국 하나를 말했다.


조금 뒤 문이 열렸다.
한 사람이 뛰어 들어왔다.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내 남편이었다.


그는 왜 그랬냐고 묻지 않았다.
나를 탓하지도 않았다.
그냥 내 옆에 서 있었다.


나는 여러 번 마지막을 말했다.
이 고통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고.
내가 없어지면 끝날 것 같다고.
그때마다 그는 같은 쪽을 봤다.
나를 밀어내는 쪽이 아니라
붙잡는 쪽을 택했다.
그리고 말했다.


나를 위해 살아줘요.


조금 뒤에 다시 말했다.


부인을 사랑하는 나를 위해 살아줘요.


나는 아직도 그 말의 무게를 다 안다고는 못하겠다.
다만 안다.


내가 끝내고 싶다고 말하던 날에도
끝까지 끝내지 않으려던 사람이 있었다.


그러니 어떤 것은
끝내 ..하지 말아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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