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이라는 시 중에서
오랫동안 미인은 돌아오지 않고 종이학은 미인의 방으로 들어가 날개를 접었다 미인을 좋아했던 남자들은 왜 하나같이 안경을 쓰고 있지 않을까 궁금했지만 아무것도 적지 않은 종이를 접는 사람은 없을 거라 믿으며 미인의 방으로 몰래 들어가 유리관 속의 종이학들을 펴기 시작했다
ㆍ
ㆍ
ㆍ
몸의 피를 데우는 것이 아니라 피를 차갑게 식히는 것이 새들의 내한법...
.
.
.
언제라도 미인의 방문을 열면 날씨가 꼭 지금 같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다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쉬고 방문을 열면 슬프지 않은 표정을 한 미인이 흰 무릎을 곧게 펴 보이고
훨훨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나도 펴고 식혀서
나도 훨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