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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션샤인 Mar 12. 2022

마침표가 없는

박 준님의 시를 마시다가

학이라는 시 중에서


오랫동안 미인은 돌아오지 않고 종이학은 미인의 방으로 들어가 날개를 접었다 미인을 좋아했던 남자들은 왜 하나같이 안경을 쓰고 있지 않을까 궁금했지만 아무것도 적지 않은 종이를 접는 사람은 없을 거라 믿으며 미인의 방으로 몰래 들어가 유리관 속의 종이학들을 펴기 시작했다




몸의 피를 데우는 것이 아니라 피를 차갑게 식히는 것이 새들의 내한법...


.

.

.


언제라도 미인의 방문을 열면 날씨가 꼭 지금 같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다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쉬고 방문을 열면 슬프지 않은 표정을 한 미인이 흰 무릎을 곧게 펴 보이고


훨훨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나도 펴고 식혀서

나도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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