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말.
낯간지럽기도 하고, 짐짓 사랑의 마음을 정의한다는 게 벅찬 일이기도 해서
으레 할 수 있는 자리와 시간에서 간헐적으로 사용하는 낱말이 되었더라.
사랑이라는 말.
관계 속에 담기엔 조심스러워 사두고도 아끼게 되는 사치품이 되었더라.
뜨거워진 마음 앞에서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리는 사랑했던 기억이 쌓여 마음을 얼음장보다 더 차갑게 무장하게 되더라.
사랑이라는 말.
가끔 무섭게 느껴지기도 하더라. 사랑한다. 사랑해. 이것도 사랑이야. 그건 사랑이 아닌 거야. 사랑이라는 단어 사이로 사랑이 빠져나가고, 또 사랑이 채워지고 ㅡ 영영 사라진 것 같다가도 살게 하는 힘이 되더라.
사랑이라는 말.
이 무게감을 견디느니 쓰지 말자고, 떠올리지 말자고 다짐했다가. 이게 사랑이구나 알게 되는 그게 사랑인것 같긴 하더라. 사랑. 사랑. 사랑 ㅡ 결국 사랑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