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증 생일과 실제 생일이 다르기 때문에 가까운 사람이 아니면 모르는 날. 9월 14일. 공식적인 생일은 9월 24일.
진짜 생일엔 대부분가족과 함께였는데 이번 생일을 다르게 보냈다.
생일과 추석 연휴 전날인 금요일 오후 6시까지 3명과 옥신각신 제안서 작업을 했고 나니 맥이 풀려 정신이 휘영청 댔다. 이 이후로 입고 싶은 대로 입고 먹고 싶은 걸 먹었다. 타투 스티커 몇 개를 붙였다. 모자가 어울리지 않는 편이라 생각해서 잘 안 쓰는데 그냥 쓴다. 핸드폰 디톡스도 하고, 책 몆 권을 가지고 다니며 발췌해서 낭송도 했다. 오랜만에 비를 맞으며 산행도 했다. 짐이 점점 무거워져 왔다. 묘하게 마음은 점점 가벼워지더라. 시원하고 참 좋았다. 편의점 의자에 앉아 별도 보고 가을바람을 느꼈다. 다시 시원해졌다. 또 좋았고. 시간이 느리게 간다. 일상의 초점이 분산되지 않으면 간혹 시간을 느낀다. 시간 위에 선다. 시간과 내가 함께 흐른다. 이 느낌 때문에 여행을 한다.
사진은 딱 두 컷. 진짜인 것들을 눈에만 담았다. 기억하길 바라지만 기억나지 않아도 세포 어딘가 아로새겨지길. 그래서 어느 날 문득 떠올라 행복해지길 바랐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만 걸을 필요는 없어요" 목적지가 꼭 있어야 하나? 아예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나는 뛸 수도 있고. 심지어 비행기를 타고 날아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