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망원 지구를 앞마당처럼 오간 지 5년이 다되어간다. 과연 이곳을 떠날 수 있을까. 모든 것을 품어주는 초록빛과 물결, 바람 소리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말없이 자랑 없이 늘 그 자리에 있어주는 이들이다. 마음이 가난해도 돈이 없어도 한치에 오차 없이 ㅡ 안아주는 자연 ㅡ 아름다운 봄날 앞에서 영혼이 드디어 돌아오는 경이를 매일 갱신할 수 있어서 감사한 날들이다. 유튜브와 가십과 타인에 대해 평가할 시간을 모아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으로 바꿀 수 있다면 ㅡ 아마 나는 지금 보다 한층 고양된 인간이 되어있을 것 같다. 최고로 좋은 습관은 자연을 만나지 않으면 찝찝하고 불편한 상태가 되는 일이라는 확신을 확신하는 4월. 오늘도 가장 편안한 옷, 모자, 캠핑의자, 책 몇 권을 들고 한강에서 최강 럭셔리함을 누린다. 영혼을 숨 쉬게 하는 편안함은 자연만이 줄 수 있다. 자연과 비슷한 마음의 사람이 되긴 쉽지 않다. 그저 닮으려 노력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