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인생 화두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션샤인 Jan 29. 2022

흰돌 10개  

햇빛이 적게 드는 곳에 식물을 키워보고 싶어서 수중 식물을 샀다. 

택배로 온 키트에는 임시방편의 플라스틱 화분에 흑과 함께 온 식물, 그리고 흰돌과 유리병이 왔다.  


흙이 떨어져도 괜찮을 넓은 용기 위에 화분을 담고, 흙을 보관할 봉투에 흙을 넣었다. 

식물 뿌리에 붙어 있었던 흙을 툭툭 털어낸다.

싱크대로 가서 물을 흘려주면 흙을 꼼꼼히 털어냈다.

흰 돌을 넣고, 물을 반쯤 채운 유리병을 준비한다.

이제 식물을 유리병에 뿌리부터 담근다.


키트에 함께 배송된 엣지 있는 수중 식물 사진을 기대하면서  


'와'....


넣자마자 흙탕물.... 이 되었다. 사진에는 깔끔한 뿌리가 훤히 들어다 보였었는데... 

유리병 주둥이를 반쯤 틀어막고 물을 흘려보낼 수는 있어 보인다.  

그러나 식물 사이로 새끼손가락보다 조금 작은 흰돌들을 빼내긴 힘들어 보인다. 

결국 유리병에 넣어둔 순서와 반대로 내용물을 빼낼 수밖에 없었다. 


유리병이라는 인생에 가장 먼저 담아야 하는 것은 10개 남짓의 흰돌. 

그 흰돌들은 무엇일까. 


인생에서 제거해야 할 흙탕물들은 언제든 생길 수 있다. 

다행히 힘들겠지만 물을 바꿔주는 것으로 해결할 수도 있다. 

하지만 10개 남짓한 돌들은 늘 넣어갈 수밖에 없다.


그 흰돌들은 무엇일까.  

매거진의 이전글 그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