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를 잊은 순간, 모든 것은 멀어진다

카카오톡 업데이트와 폭군의 셰프를 보고 든 생각

by 박예찬

최근 카카오톡 업데이트가 화제가 되고 있다.

마치 인스타그램처럼 프로필이 먼저 뜨고, 댓글을 달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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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카카오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업데이트를 하지 말자”, “네이트온 같은 다른 메신저로 옮기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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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블라인드, 네이트 뉴스 댓글 캡

왜 이런 반응이 나온 걸까?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또 하나의 사례를 보자.

9/28(일) 마지막 화가 방영된 드라마 ‘폭군의 셰프’ 역시 비슷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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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현대의 음식을 조선 왕이 먹는다’는 독특한 설정과, 약간의 B급 감성, 세련된 영상미 덕분에 마니아층의 사랑을 받았고, 드라마를 잘 보지 않던 나도 끝까지 챙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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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분위기가 돌연 진지하게 바뀌었다. 속도는 더뎌지고, 특유의 B급감성은 사라지고, 정치스릴러와 같은 사극에 액션이 화려한 무거운 전개가 이어졌다.


첫 화부터 애정을 갖고 지켜본 내 입장에서는, 후반부의 드라마가 내가 처음 사랑했던 그 느낌이 아니게 된 듯했다.


왜 이런 아쉬움이 남았을까?


카카오톡과 드라마 ‘폭군의 셰프’ 공통적으로 드러난 문제는 하나다.

“수요자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질문했는가?”라는 점이다.


카카오톡은 업무용으로도 많이 쓰이기에, 본질적으로 SNS와는 다른 성격을 가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필 피드나 숏폼 영상 같은 SNS 요소를 억지로 끼워 넣으니, 많은 사람들이 불편해하고 있다.


드라마 역시 처음에는 ‘현대와 조선의 만남’이라는 신선함이 강점이었지만, 후반부에 이르러 그 색깔을 잃어버렸다.

결국, 두 경우 모두 ‘사용자·시청자가 무엇을 원했는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던 것이다.


우리는 일을 진행하다 보면 종종 내 일에만 몰두한다.

“내가 바라보는 방향이 옳다”는 생각에 빠져, 정작 그것을 사용할 사람·볼 사람의 마음은 놓치곤 한다.

하지만 카카오톡과 드라마에서 보았듯, 사람을 외면하면 어떤 프로젝트도, 어떤 아이템도 오래가기 어렵다.


그래서 나는 이 두 사례를 통해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 싶다.

당신이 만든 결과물을 사용할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묻고 있는가?


사실 이 글을 쓰면서도 나 스스로 반성하게 된다.

과연 나는 지금, 이 글을 읽을 사람들을 충분히 생각했을까?


글이란 결국 다른 사람이 읽을 때 의미가 생기고, 그때 비로소 풍성해진다. 그렇기에 독자를 생각하며 쓰는 일은 곧 글쓰기의 본질과 다르지 않다.


결국, 우리는 무엇을 하든 ‘수요자’라는 거울을 놓쳐서는 안 된다.

그 거울 속에서 내 일이 비로소 살아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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