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작가의 [청춘의 독서]를 읽고
방송에 많이 나와 친숙한 '유시민'작가의 책 [청춘의 독서]를 읽었습니다.
그의 글은 언제나 이성 뒤에 사유를 하며 담긴 온기를 품고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책은 인간 유시민을 만든 책들이 정리되어 있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청춘의 독서]는 단순한 고전 해설서가 아닌 시대를 고민했던 한 지식인이 청년 시절의 자신과 재회하며 건네는, 가장 솔직하고도 치열한 고백처럼 보였습니다.
이전에 말했듯, 인문학은 박제된 지식의 나열이 아닙니다.
그것은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나를 해석하고 세상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는 가장 실용적인 도구입니다.
이 책을 통해 마주한 수많은 고전의 숲은 인문학적 사고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그리고 고전을 읽을 때는 어떤 감상을 해야 하는 것인지를 알게 해 주었습니다.
책의 여러 챕터 중 유독 저의 발길을 오래 붙잡았던 대목은 '토머스 맬서스'의 [인구론]이었습니다.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영화 <어벤져스>의 빌런, 타노스의 철학과 완벽하게 겹쳐 보였기 때문입니다.
"우주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생명은 넘쳐난다. 절반이 사라져야 나머지 절반이 풍요로울 수 있다."는 타노스의 광기 어린 신념은 사실 맬서스가 인류의 파멸을 막기 위해 제시했던 '도덕적 억제'와 '냉혹한 진단'의 현대적 변주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고전은 이토록 끈질기게 살아남아 우리 곁에 머뭅니다.
스크린 속 빌런의 대사 한 줄에서도 200년 전 사상가의 고뇌를 발견할 때, 우리는 비로소 인문학이 단절된 과거가 아닌 오늘날의 문제를 읽어내는 렌즈임을 깨닫게 됩니다.
책을 덮으며 가슴 한구석에 깊이 새긴 문장이 있습니다. 유시민 작가는 독서의 본질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독서는 책과 대화하는 것이다.
책을 읽는 사람의 소망과 수준에 맞게 말을 걸어준다.
이 문장을 곱씹으며 저는 '인문학적 삶'의 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습니다.
인문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단순히 '정답'을 찾는 과정이 아닙니다. 그것은 내 안의 질문을 다듬고, 세상을 향해 더 나은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수준'을 갖추는 일입니다.
내가 가진 고민의 깊이가 얕으면 책은 그만큼만 말을 걸어오지만 내가 세상의 아픔과 모순에 귀를 기울일 준비가 되었을 때 책은 비로소 숨겨두었던 비의(秘意)를 드러냅니다.
인문학적 기반을 다진다는 것은 곧, 내 앞에 놓인 수많은 사회적 문제들을 타자화하지 않고 그들과 '대화'할 수 있는 내면의 근육을 기르는 일입니다.
AI가 모든 것을 해주는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 나은 질문을 하기 위해서 인문학적인 수준을 갖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사고의 근육을 키우며, 비판적으로 사실을 검증하고, 실행으로 옮긴 후에 다시 복기하며 돌아보는 것을 통해 인간답게 성장하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AI는 우리가 아는 만큼, 그리고 우리가 대화하려는 의지만큼만 그 속내를 보여줍니다.
이 책을 통해 얻은 이정표를 따라, 저 또한 매일 마주하는 세상의 문제들과 더 깊고 다정하게 대화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스스로 생각하며 인간다움을 유지하며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