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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너의 최고 경지는 경계인이 되는 것이다

경험적 지식/표재적지식/북스마트/스트릿스마트

by 피트니스 큐레이터

글쓰기는 콘텐츠만 잡히면 술술 풀린다. 그래서 생각이 중요하다. 생각하기 위해서 머릿속에 담고 있는 것이 많아야 한다. 머릿속에 담기 위해선 간접적 혹은 직접적 방법 모두 좋다. 김영하 소설가는 자신이 읽은 책 내용을 토대로 소설을 쓴다고 한다. 조정래 소설가의 책인 ‘정글 만 리’는 중국에서 체류하면서 기록한 내용을 바탕으로 쓰였다.


이처럼 지식의 종류는 경험적 지식과 표재적(과학적) 지식으로 나눌 수 있다.

나는 표재적 지식을 바탕으로 글을 쓰는 편이다. 직접 경험이 턱없이 부족한 편이다. 그러나 전공에 관한 칼럼을 쓸 때는 경험적 지식이 우세하다.


삶을 대하는 지혜에 있어서도 두 종류로 나뉜다. ‘book smart’와 ‘street smart’.

북 스마트는 인풋(in-put)보다 아웃풋(out-put)이 부족한 것이고, 스트릿 스마트는 인풋보다 아웃풋이 더 좋은 것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나와 아내를 비교해 보면 분명해진다. 나는 북 스마트인 편이고, 아내는 스트릿 스마트에 가깝다. 나는 원리 원칙과 시키는 일만 잘한다. 아내는 변칙에 능통하고, 한 가지를 가르쳐주면 열 가지를 깨우친다. 나는 난센스 퀴즈에 약하고, 아내는 난센스 퀴즈 맞히는데 도사다. 나는 공자와 같고, 아내는 공자의 제자인 안회와 같다.




트레이닝의 세계에 있어서는 위에서 나열한 두 가지 지식(경험적, 표재적)과 두 가지 지혜(book, street)의 경계에 있어야 한다. 한 가지에 치우치면 훌륭한 트레이너가 될 수 없다.

즉 문무를 겸비해야 하며, 소통과 포용력이 있어야 한다.


한 분야에 오랫동안 일을 한 사람을 ‘산전수전’다 겪은 사람으로 부른다.

그러나 트레이너는 ‘산전수전’ 그 이상이 되어야 한다. ‘공중전’과 ‘우주전’까지 다 치러야 한다.


이러한 경지에 도달하게 되면 비로소 ‘경계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올해로 내 나이 마흔넷이다. 트레이너로 입문한 지 16년 차다. 내 트레이닝 스승은 32년이 넘으셨다.

스승님은 경계인이다. 그러나 나는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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