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그리고 적당히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이란 말이 있다. 사전적 의미는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수많은 가벼운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밝힌 법칙’이다.
하인리히 법칙은 1:29:300 법칙이라고도 부른다. 즉 큰 재해와 작은 재해 그리고 사소한 사고의 발생 비율이 1:29:300이라는 것이다.
사소한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이를 간과하지 말고 그 원인을 파악하고 잘못된 점을 바로 잡게 되면 대형 사고나 실패를 모면할 수 있게 된다는 메시지가 담긴 법칙이다.
그러나 많은 전조 현상이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내버려 두면 돌이킬 수 없는 대형사고로 번질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몸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건강검진이 필요한 것이다.
건강검진의 결과지는 중요한 참고 사항이요, 몸과 마음을 움직일 시점이다.
최근에 받은 건강검진 결과가 별로 좋지 않다.
위염과 용종으로 보이는 혹(양성반응)이 있어 혹여나 위에 통증이 심하면 병원에 오기 바란다는 의사의 소견이 적혀 있었다. 그뿐인가, 간 수치도 좋지 않게 나왔다. 간세포가 손상되어 호르몬이 혈중 정상 수치를 초과했다고 나왔다. 그리고 고혈압에 콜레스테롤과 혈당 수치도 조금 높게 나왔다. (높은 정상)
건강을 아이템으로 먹고사는 내게는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고객들을 건강하게 해 주면서 자신의 몸은 망가지게 내버려 둔 것이다. 그래도 ‘썩어도 준치’라고 기본은 할 줄 알았다. 그런데 기본도 안 됐다.
트레이닝의 가역성 윈리(자극을 멈추면 원래 상태 혹은 더 안 좋은 상태로 변하는 성질)는 누구든 피해갈 수 없다. 꾸준하게 운동을 해 왔던 사람도 90일 정도 운동(유산소 및 웨이트 트레이닝)을 중단하면 근력과 근육량 그리고 심장과 폐기능이 현격히 떨어져 버린다.
특히, 누구보다 건강을 자신해 온 운동선수들이 은퇴 후 운동을 등한시한다면, 나중에 병을 키워서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다다르게 된다.
옛말에 ‘골골하며 여든’이라는 말이 있다. 병약한 사람이 오래 산다는 의미이다.
피트니스 관점에서 표현하자면 이렇다.
‘자신은 늘 약하기 때문에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과하지 않게 매사에 적당한 선에서 운동을 멈춘다. 하지만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사후약방문(死後 藥方文)처럼 ‘건강을 잃고 후회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현재 몸에 내려진 황색 신호가 적색 신호로 변하지 않기 위해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겠다.
먼저 야식을 끊고, 탄수화물을 자제하고, 일주일에 각각 세 번씩 유연성, 유산소성, 무산소성 운동을 1시간에서 1시간 반을 꾸준하게 진행해야겠다.
박완서 소설가는 자신의 몸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표현 했는데 무릎을 치며 공감하게 된다.
젊었을 적의 내 몸은 나하고 가장 친하고 만만한 벗이더니 나이 들면서 차차 내 몸은 나에게 삐치기 시작 했고, 늘그막의 내 몸은 내가 한평생 모시고 길들여온, 나의 가장 무서운 상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