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너의 성향/회원의 성향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는 회원의 성향이 다양하다.
간단히 나열해 보자면 이렇다.
순종형, 관찰형, 독립형, 질문형.
먼저, 순종형은 트레이너를 편안하게 해 준다. 트레이너의 말을 절대 신뢰한다. 트레이너 세계에서는 순종형 회원을 이렇게 부른다. ‘충성고객’
두 번째는 관찰형이다.
본인은 개인 레슨을 받지 않고 주변을 맴돌면서 누가 잘 가르치는지 분석한다. 그런 후 나중에 본인이 찍었던 트레이너에게 레슨을 받는다.
사실 이런 회원이 많아야 퍼스널 트레이닝이 잘 된다. 나중에 관찰형 회원이 ‘빅마우스(여론주도자)’가 되어 트레이너의 든든한 홍보 자가 된다.
세 번째는 독립형이다.
독립형 회원은 가장 수업하기 힘들다. 마치 나무토막과 대화하는 것 같다.
설왕설래가 안 된다. 수업시간에 침묵만 흐른다. 운동 동작을 가르쳐 주면 열심히 따라 하기만 한다. 그 이상도 없다. 궁금한 것도 많을 텐데 그 어떤 말도 없다. 주로 나이가 있으신 회장님이 그렇다.
마지막으로 질문형이다.
운동 동작의 메커니즘을 상당히 궁금해하는 회원이다. 준 트레이너 수준급이다.
트레이너는 늘 긴장을 해야 한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얼버무리고 넘어가면 안 된다. 반드시 답을 주어야 한다. 정말 모르면 다음 시간에라도 피드백을 주어야 한다.
질문형 회원을 수업할 당시에는 다소 긴장이 되지만, 나중에는 그들은 트레이너를 존경한다.
트레이닝은 양방향으로 향해야 한다. 회원이 수업을 통해 얻고 싶은 것과 트레이너가 회원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잘 고려한 트레이닝이 되어야 한다. 회원이 얻고 싶은 것을 원트(want), 트레이너가 줄 수 있는 것을 니드(need)라고 말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원트’는 체중감량이고, ‘니드’는 몸의 균형을 바로 해 주는 것이다.
이 두 가지의 축이 제대로 서게 된다면 운동 플랜이라는 수레바퀴는 잘 돌아가게 될 것이다.
동료 퍼스널 트레이너가 회원을 지도하는 모습을 가끔 보게 된다. 참으로 신기하다. 회원과 트레이너가 한 세트인 마냥 어색하지가 않다.
“만약, 저 회원이 나랑 수업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지만, 영 어색할 것만 같다. 그와 반대로 내 회원이 다른 트레이너와 수업을 한다면 너무 어색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처럼 회원은 자신을 지도하는 퍼스널 트레이너의 성향에 영향을 받는다.
펑셔널(functional) 트레이닝에 능통한 트레이너에게 수업을 받게 되면, 회원의 운동성도 그런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 또한 보디빌딩씩의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운동한 트레이너에게 수업을 배우게 되면, 그 또한 보디빌딩 식 운동법에 익숙해져 버린다.
스틸이라는 ‘오스테오패시’ 학문을 창시한 닥터가 한 말이 생각난다.
“내게 거쳐 간 회원은 나를 성장시킨 스승이다”
정곡을 찌르는 말이다. 나 또한 최고의 스승은 내가 맡은 ‘회원님’이다.
그들을 통해서 나는 성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