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야구 홀릭

영원한 것은 없다

by 피트니스 큐레이터


비가 온종일 내렸다. 프로야구는 두 곳이 우천 취소가 되었다.

내가 응원하는 두산은 비는 내렸지만, 우천 취소는 되지 않았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경기를 볼 수 있어서 기뻤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뿐 아쉬움으로 되돌아 왔다.


6회 강우 콜드게임 패 했다. 그것도 한 점 차로 졌다. 경기로 인정되려면 5회 말까지는 진행되어야만 했다.

1대 2의 승부가 5회 말이 지나도 바뀌지 않더니 결국은 6회 들어서니깐 비의 양이 많아져 경기가 중단되었다. 그 후로 30분간 기다렸지만 비는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결국, 경기 진행 팀은 경기를 중단했다. 그래서 두산이 강우 콜드게임 패를 당한 것이다. 상대 팀은 리그 최하위를 기록하는 팀이라 후반에 들어서면 경기를 역전시킬 충분한 기회를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진 경기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상대 팀 투수의 호투를 칭찬해 주고 싶다. 기록을 보면 팀은 상대전적에서 열세인데, 그 투수는 상대 팀에게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5회 말이 지나도 점수를 한 점뿐이 내주지 않았던 것이고, 하늘의 도움으로 값진 1승을 할 수 있었다. 야구는 이래서 매력이 있다. 겸손을 배울 수 있다.


경기 수가 30경기 안팎으로 남지 않아서 매 경기가 흥미진진하다. 모든 팀은 끝까지 이기는 경기를 위해서 총력전을 펼쳤다. 가을 야구(포스트시즌)의 초대장은 딱 5장이다.


초대장의 주인이 결정된 팀도 있다. 또한, 초대장을 받지 못하는 팀도 결정 났다. 1위와 3위는 안전권이다. 4위부터 7위까지는 박빙이다. 끝까지 가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갈 길 바쁜 팀에게 고춧가루 뿌리는 팀이 있어서 그 또한 볼만하다.


프로야구의 존재 이유는 팬이다. 팬들에게 감동을 주어야만 한다. 1위를 하는 팀이든 최하위에 있는 팀이든 팬은 조건 없이 선수들을 응원한다. 감동을 주는 경기는 승리가 아니라 최선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다. 질 때 지더라도 끝까지 당당한 모습을 팬들은 바라고 바랄 것이다. 그래서 고춧가루를 뿌리는 팀들이 생기는 것이다.


포스트 시즌은 페넌트레이스(10개 팀이 각각 144경기를 소화해 내는 경기)가 끝난 이후에 시작된다. 페넌트레이스에서 1위부터 5위까지 줄을 세우고 최고 강팀을 뽑는 경기를 말한다. 그런데 규정이 있다. 4위와 5위를 와일드카드 결정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이긴 팀은 3위와 경기를 치르는데 그 경기를 준 플레이오프전, 준 플레이오프전에서 이긴 팀은 다시 2위인 팀과 플레이오프전을 치른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1위인 팀과 경기를 치르는데 그것을 한국시리즈라고 부른다. 그러니깐 확률적으로 페넌트레이스에서 5위를 차지한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이기고 포스트 시즌의 왕좌가 되기는 하늘의 별 따기 만큼 불가능한 일인 것이다. 그래서 패넌트레이스에서의 순위가 중요한 것이다.


내가 응원하고 있는 두산의 수식어가 ‘미라클 두산’이다. 이러한 애칭이 붙게 된 계기가 있다. 1995년의 페넌트레이스 1위를 할 당시의 상황도 드라마틱했지만, 2015년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할 땐 정말 엄청난 기적을 보여주었다.


2015년 당시의 상황으로 돌아가 보자면, 페넌트레이스에서 두산은 리그 3위로 마감했다. 그런데 준 플레이오프전 승리를 필두로 플레이오프전을 거쳐 삼성과 한국시리즈에서 맞붙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은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누르고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다.


이번 2017년 포스트 시즌에서도 두산이 아니더라도 미라클 팀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래야 프로야구는 더욱 흥행할 것이다. 프로야구를 보면서 ‘영원한 것은 없다’는 라는 말을 곱씹어 보게 된다. 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없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아내의 건강 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