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은 감동을 낳는다
프로야구가 점입가경이다.
1위와 3위의 승차가 1.5게임이다. 특히 2위인 두산은 1위인 sk와의 승차가 한 게임 차이다.
오늘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타 경기는 우천 연기되고 두산과 엘지의 경기만이 정상 진행되었다. 이번 경기에서 이기면 1위와의 격차는 0.5게임으로 줄이게 되어 1위 탈환을 눈앞에 둘 수 있었다. 그런데 엘지에 덜미를 잡혔다. 연장 10회 초에 페게로의 3점 홈런을 얻어맞고 끝이 났다.
너무 박진감 넘치는 경기라 경기가 끝난 후엔 온몸에 피로감이 쌓였다. 갑자기 무기력함에 빠졌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요소가 전혀 없는데, 마치 내 일 인양 경기를 진 것에 대해서 화가 나고 기분이 다운되었다. 그래도 나는 집에서 경기를 봤지만 직접 경기장에 가서 관람한 사람들은 얼마나 기분이 침체할까?
이번 경기를 통해 두산의 페넌트레이스 우승은 사실상 어렵게 되었다. 희망의 불씨는 남아 있지만, 자력이 아닌 타 팀의 경기를 지켜보며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 마치 국가대표 축구 경기처럼 말이다.
남은 경기 마음 편히 봐야겠다. 매 경기를 오늘처럼 보았다가는 제 명에 못 살 듯하다.
감독은 매 경기를 이렇게 숨죽여 지켜봐야 하는데 얼마나 곤욕일까? 감독을 비롯한 코치들은 잘 챙겨 먹고 힐링을 위한 시간을 특별히 많이 가져야 할 것 같다.
프로야구를 보고 있으면 감동이 밀려온다. 144경기를 위해서 코치진과 선수 그리고 프런트가 혼연일체가 된다. 진 경기도 있고 이긴 경기도 있게 되는데, 무엇보다도 모든 경기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 감탄과 감동이 몰려온다.
타자는 150km의 강속구가 자신의 몸을 향해 날아오지만 두려움을 이기고 그 공을 쳐 내기 위해 이를 악물고 배트를 휘두른다. 또한 투수는 자신을 믿고 등 뒤에 있는 동료를 의지하고 힘차게 공을 뿌려야만 한다.
자신이 던진 공을 타자가 정확히 쳐 내어 안타가 될 상황을 호수비로 잡아냈을 때 투수는 격하게 좋아하며 고마움을 표시한다.
정말 훈훈한 장면이다. 하나의 목표를 위해 서로 격려하며 돕고 돕는 모습을 보면서 팬은 따뜻한 무언가가 온몸에 차오르게 된다.
나는 옛 두산 선수였던 투수 니퍼트의 행동에 대해서 감동한 적이 있다. 그는 이닝이 마감되면 마지막으로 들어오는 외야수를 기다렸다가 벤치로 들어간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항상 그렇게 한다. 이는 진정 수비를 보던 선수에게 수고했다고 표현하는 배려이다.
한 경기에 일비일희하는 모습에서 벗어나 선수의 수고와 열정을 읽을 수 있는 혜안을 갖는 것이 진정한 팬의 모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