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멋진 경기
2%의 승률을 이겨낸 8회 말의 기적
2019년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오늘로써 막을 내렸다.
이번 연도는 선수들의 경기력에 있어서 질적 하락으로 관중 동원이 급격히 떨어진 리그라고 평판을 받았다. 그런데 리그 막바지에 반등할 수 있는 재미를 주었다. 그것은 1위와 3위 간의 순위 싸움이었다. 144경기 중 3경기를 남겨 두고 우승을 확정 지은 팀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승을 향한 팀과 고춧가루를 제대로 뿌리려는 명품 조연 팀의 승부가 또 다른 볼거리였다. 이처럼 스포츠는 페어 정신과 매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볼 때 관중과 팬들이 감동을 한다.
3위는 이미 정해졌고, 오늘 10월 1일 화요일에 1위가 확정되었다.
어찌 보면 우승팀이 두 팀이다. SK와 두산의 승률은 88승 1 무 55패로 똑같다. 단지 한국시리즈를 치르기 위해서 우위를 가려야 하므로 인위적으로 만든 상대 팀 승률에서 두산이 9승 7패로 앞서서 1위가 된 것이다.
SK가 제일 아쉬울 것이다. 4개월간 1위를 빼앗기지 않고 2위 팀과 9게임 앞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1년 농사를 몇 주 사이에 망친 격이다. 8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SK가 아쉽게 석패를 할 때 두산은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와 연승했다. 그래서 오늘의 대참사가 나고 말았다.
SK 감독도 “1년간 수고한 노력이 헛되지 않아야 할 텐데”라며 하늘에 명운을 걸며 걱정 어린 말을 내뱉었다.
오늘 경기 승자는 두산이다. 오늘 한 경기에 10억 원이 달려있다는 기사를 읽었다.
우승 상금이 2위와 조금 차이가 난다. 팀의 명예를 위해 우승도 해야겠지만 각각 우승한 선수들에게 두둑한 보너스가 돌아가기 때문에 팀과 구단은 총력전을 벌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응원하는 팬은 오늘 최고의 경기를 보았다. 남다른 삶의 교훈도 얻었다.
기적은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 주어지는 값진 보상이다. 8회 말이 시작되면서 두산의 승률 확률이 2%(두산 2 : NC 5)로 나왔다. 나 또한 부정적인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오랜만에 경기를 보면서 피자를 먹으려고 시켜 놓았는데 두산이 지고 있어서 그런지 너무도 쓰고 목에 매였다. 가장 맛없는 피자를 먹는 순간이었다.
누구나 그쯤 되면 승리에 초연해지기 마련이다. 오재일 선수의 인터뷰에서도 선수들이 3점 지고 있어서 2위 한다는 심정으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임한 것이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말 두산 선수들의 플레이가 다소 긴장이 되어 초반엔 예전과 다른 경기력을 보였다. 득점 찬스를 매번 살리지 못했다.
삶에 있어서도 중요한 순간에 긴장은 하되 약간 힘 빼기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아무튼 오늘 경기는 지금껏 내가 본 경기 중에 최고의 경기였다. 인생 경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산의 우승이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끝까지 응원한 보람이 이 맛인 듯하다.
‘미러클 두산’이라는 말은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