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는 경쟁력

스페셜 티

by 피트니스 큐레이터

오랜만에 아침 운동을 하고자 직원 체련장에서 런닝머신을 탔다. 달리기를 통해 잠시 현재의 스트레스를 해소함과 동시에 새로운 기운을 얻기 위해 열심히 레일 위를 달렸다. 그런데 30분 정도 지났을까 직장 동료 한 사람이 운동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찾아 왔다. 그리고 하는 말은 “저 센터 그만 둡니다. 이젠 제 일을 하려고요”

그는 용인대 유도학과를 졸업하고 재활에 관련된 공부를 꾸준히 하여 자신만의 매뉴얼을 만들어 수업을 받는 회원들에게 좋은 피드백을 받고 있는 트레이너였다. 그러한 그가 이젠 홀로서기를 한다니 축하하는 마음과 동시에 한편에선 현재의 내 모습을 돌이켜 보게 되었다.

나와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센터에 소속된 퍼스널 트레이너(또는 트레이너)들은 세월이 지나 어느 정도 경험을 쌓으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센터를 차리거나 소규모의 프라이빗 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스튜디오를 운영하기를 바라고 바란다. 개인이든 동업이든 말이다. 하지만 뚜렷한 영업 노하우를 갖고 있지 않으면 창업은 했지만 경쟁에서 도태되어 나중엔 몸과 마음에 상처를 받는 비참한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한 번도 영업적 기질을 발휘하며 일을 하지 않은 나로선 독립을 한다는 것은 야생에 내던져진 힘없는 초식 동물에 지나지 않기에 섣불리 창업에 대한 생각을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더욱 홀로서기를 주저하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나만이 갖고 있는 ‘스페셜 티’가 없다는 것이다.


최근에 나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힘든 상황을 극복했는지 들여다보기 위해 ‘강연 100도씨라는 강연 프로그램을 동영상을 통해 몰입하여 보았다. 어림잡아 100여명의 사람들의 지난한 삶을 엿본 것 같다. 강연자로 나온 그들은 삶의 밑바닥까지 떨어져 죽음 외엔 달리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한 가닥 희망의 빛줄기를 부여잡고 변화되어 재기에 성공하는 레퍼토리가 대부분이었다.

나는 그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깨달은 것이 있었다.

그들에겐 있고 내겐 없는 것이 분명히 있었다. 삶의 열정과 삶을 대하는 태도는 그들과 견주어 보면 나또한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그들은 현재의 결핍을 통해서 자신만의 독특한 무엇을 갖고자 사력을 다했다.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결과 독특한 자신만의 소스를 만든다던가, 세상에 없는 레시피를 개발 하거나, 또한 남과 다른 아이템을 창출 하는 것. 그것이 나와 확연히 차이가 나는 부분 이었다. 그들에겐 최종병기인 ‘스페셜 티’가 있었다.


100세 시대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현 상황에 발 맞춰 발 빠른 영업적 노하우를 선보이고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바이오산업이다. 그 중 한 분야가 피트니스에 관련된 산업이다. 특히 스포츠 센터가 전례 없는 호황을 맞이하고 있는데 신축 건물을 세움과 동시에 스포츠 센터 시설은 반드시 들어간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최근에 연예인과 더불어 운동선수들이 전담 트레이너를 고용하여 체중을 관리하거나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얻고 있다는 매스컴의 보도로 인해 일반인들에게도 트레이너라는 직업은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이러한 붐을 타고 스포츠 센터에 종사하는 트레이너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그런데 트레이너의 수가 많아진 것에 비해 좋지 않은 현상이 생겼는데, 그것은 전문성이 결여된 트레이너가 즐비해 졌다는 것이다. 학문과 실무를 겸비하지 않은 채 오직 매출에만 관심이 있는 트레이너들이 얕은 지식과 스스로 몸을 만든 경험을 가지고 회원을 지도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트레이너의 이단아가 생긴 것이다. 이러한 트레이너는 오래가지 못한다. 누구나 하는 트레이닝 기술은 언젠간 바닥이 나게 되어 있으며 결국엔 회원들도 외면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중요한건 그러한 쭉정이로 인해 알곡들이 피해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쭉정이와 알곡의 차이 또한 ‘스페셜 티’의 유무다.


알곡과 같은 트레이너로서 롱런을 하고자 한다면 자신만의 색깔을 갖추어야 한다.

‘스페셜 티’는 남들과는 다른 분석력으로 어디에서든 누구를 트레이닝 하던 트레이닝 기술에 일관성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겠다.


역도 출신의 한 선수가 자신이 터득한 역도 기술을 통하여 국가 대표를 양성하고 일반인들에게 역도 기술에 대한 강좌를 열어서 자신의 노하우를 전파하는 경우가 ‘스페셜 티’의 한 예인 것이다.


내 15년간의 트레이너의 삶을 돌이켜 본다. 많은 회원을 만났고 다양한 트레이닝을 적용해 보았다. 새로운 트레이닝 방법을 적용하여 회원에게 받은 피드백을 차곡차곡 차트를 만들어 정리하였다. 그리고 지금은 나만의 트레이닝 매뉴얼로 회원을 지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나를 브랜딩 할 수 있는 ‘스페셜 티’가 미흡하다는 것을 느낀다. 높이뛰기의 ‘포스베리’와 체조의 ‘양학선’ 선수와 같은 리마커블(remarkable)은 아닐지언정 나를 브랜딩 할 수 있는 스페셜 티를 갖추 는 것이 알곡으로 살아남는 길인데 그게 참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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