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동기부여(motivation)
동기부여(motivation)는 다른 말로 표현하면 감성코칭이다. 퍼스널 트레이너는 회원의 모든 정보를 미리 섭렵하여 트레이닝을 위한 최적의 마음상태를 이끌어 내야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술을 다룬 책들은 서점에 홍수처럼 넘쳐난다. 그 많은 책들이 하나같이 다루고 있는 동기부여의 끝은 진성성이다. 회원을 상업적 목적으로 보는 것이 아닌 운동의 동반자, 반려자로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거 베이비부머 시대라 일컫는 전쟁 후에 태어난 세대들은 사는 것이 힘들어 건강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삶을 살았지만 지금은 100세 시대라 말할 정도로 평균 수명이 연장된 풍요로운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러한 시대에 발맞춰 건강에 관련된 산업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해 왔다. 이제 트레이닝은 과거 보디빌딩처럼 단순히 몸을 멋있게 만드는 운동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전인적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즉 운동을 지도하는 사람은 회원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이 말은 개인적으로 만나서 식사를 하는 차원이 아니라 회원의 관심 사항을 트레이너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공감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제 2의 동반자로서 ‘가족 외에 자기편이 하나 더 있다’라는 생각을 갖게 해 주는 능력이다. 이것을 나는 감성코칭이라 말하고 싶다.
이러한 감성에 대한 동기 부여를 잘 나타낸 두 작품이 있다. 하나는 영화 ‘패치 아담스’이고 또 다른 하나는 ‘ 그 청년 바보 의사’라는 책이다.
이 두 작품을 통해 퍼스널 트레이너가 갖춰야할 동기부여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먼저 영화 ‘패치 아담스’이다.
패치(patch)라는 뜻은 광대, 치료라는 뜻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실존 인물이다. 헌터 캠벨 아담스는 의대를 졸업하고 ‘거준타이트’라는 병원을 만들어 의료기술과 웃음 치료를 접목하여 병뿐만 아니라 환자의 마음까지 치료하는 전인적 치유센터 개념의 무료 의료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영화에서도 병과의 끝없는 사투를 하고 있는 환자들을 찾아가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들의 아픔을 나누고 잠시나마 고통을 잊을 수 있도록 의사라는 지위를 내려놓고 광대의 어리 숙한 모습으로 그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즉 웃음을 통한 강력한 자연 치유력인 엔도르핀이라는 호르몬을 분비시켜 원기를 회복시키는 생리적 원리가 내포된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두 장면이 내 마음을 난도질 했다. 격한 공감을 했다. 그리고 다짐했다. 나또한 저런 모습을 지닌 퍼스널 트레이너가 돼야 겠다고...
두 장면을 간략히 글로 표현해 보고 싶다. 그러면 왜 내가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함께 지내는 룸메이트가 있다. 그는 학업 성적이 우수한 레지던트였다. 같은 학년에서 늘 1등을 독차지 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우수한 학생은 주인공 패치 아담스였다. 그런데 그 룸메이트는 패치 아담스의 성적을 의심했다. 왜냐하면 함께 생활하면서 책을 펴고 공부한 적을 보지 못하였기에 분명 시험을 볼 때 부정행위를 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하루는 그가 패치 아담스에게 찾아왔다. 그리고 진심어린 말투로 고민을 털어 놓았다. 그의 고민은, 자신이 맡고 있는 환자는 당뇨병을 앓고 있는데 좀처럼 당뇨식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고집불통의 할머니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대사가 잔잔한 감동을 준다.
“나는 학업에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도 자신 있다. 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내 환자가 당뇨식을 하지 않는데... 그 환자는 당뇨식을 해야지만 병을 치료할 수 있는데 좀처럼 내 말은 듣지 않는다. 그런데 자네는 다르더군. 그러니 나 좀 도와 줄 수 있겠는가? 이 환자가 당뇨식을 할 수 있도록 말이야”』
여기서 내가 전율을 받은 이유는 이성이 아닌 감성이었다는 것이다. 세상엔 이성 보다는 감성이 통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학력이 높은 트레이너가 있다. 재활을 비롯한 영양학 까지 박학다식하다. 강의도 많이 나간다. 트레이닝 기술도 뛰어나다. 그런데 까칠한 회원(일명 진상 회원)을 만나게 되면 트레이닝이 잘 안 된다. 감정을 숨길 수 없다. 자기 뜻대로 따라와 주지 않고 이것저것 물어보고 딴죽을 건다. 그것은 그 회원의 성향이다. 일명 ‘의심형 회원’의 부류에 속한다.
의심형 회원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만큼 운동에 대한 열의가 있기에 간섭이 많은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의심형 회원을 지도 하기가 제일 힘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므로 트레이너라는 직업은 지식만 가지고 트레이닝을 할 수 없는 분야이다. 패치 아담스가 가졌던, 회원을 향한 마음 즉 공감력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그래서 상담을 할 때 시시콜콜한 내용을 다 기록해서 회원이 어떤 사람인지를 먼저 파악을 해야 한다.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은 트레이너에게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공감력이 풍부한 퍼스널 트레이너를 알고 있다. 나와 함께 근무한다. 여성이다.
그녀는 호텔의 서비스 마인드가 완전히 몸에 배었다. 상냥한 미소와 공손한 태도가 일품이다. 그녀에게 수업을 받고 있는 회원은 80%가 5년 이상 된 장기 고객이다. 중학교 때 수업 받았던 회원이 결혼해서까지도 여전히 수업을 받고 있을 정도다.
그녀의 영업 비결은 간단하다. 그러나 누구나 할 수 없다. 엄청난 내공이 들어가 있다. 그것은 끌림의 트레이닝이다. 감성이 풍부하게 묻어난다. 수업 내내 회원과의 교감을 위해 회원의 눈을 계속 쳐다보면서 회원의 마음 상태를 읽어낸다. 그러면서도 운동 또한 물 흐르듯 깔끔하게 진행한다. 수업이 다 끝나면 친절하게 수업한 느낌들에 대해서 피드백을 하면서 회원의 말을 잘 들어준다.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
회원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보면, 감동 받을 듯하다. 대접받고 있다는 마음이 들것 같다.
실상 회원이 개인 트레이닝을 의뢰해 오는 경우는 비단 운동을 위한 목적만이 아니다.
요즘은 하루 종일 혼자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질 정도로 각박한 세상이다. 그러한 삶 속에서 누군가와 대화를 통해 마음의 상태를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은 값진 순간인 것이다. 제 3자로서 자신에 대해서 개인적인 일들은 잘 모르는, 그러나 지구상에서 내 말을 아무런 사심 없이 들어줄 수 있는 존재 즉 지구에서 든든한 내 편이 있는 것이다.
다시 영화 얘기를 해보겠다. 격한 공감을 했던 또 다른 장면은,
『교수가 레지던트들을 데리고 수업을 하는 장면이다. 환자를 둘러싸고 교수는 현재의 환자 상태를 학생들에게 설명한다. 병명부터 시작해서 병이 진행되어가고 있는 상황까지 소나기 퍼붓듯 정신없이 나열한다. 그러면서 학생들에게 질문사항이 있는지 묻는다.
그때 패치 아담스가 한마디를 하는데, 이 장면 또한 나를 전율케 했다.
“당신의 이름이 무엇입니까?” 라는 대사이다.』
현재 환자는 사람들 주변에 포위되어 알아듣지도 모르는 의학 용어를 들으면서 자신의 몸 상태가 어떤지 듣고 있다. 상당히 겁을 먹고 위축된 모습을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패치 아담스가 건넨 말 한마디에 환자는 마음의 평안을 되찾게 된다. 자신의 이름을 물어보는 의사가 있다는 자체가 마음의 위안이 된 것이다.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벌써 이곳에서 근무한지 10년차가 되었다. 내게 거쳐 간 회원도 어림잡아 300명 이상 될 것 같다. 현재 함께 근무하고 있는 퍼스널 트레이너는 11명이다. 10년 동안 평균 1년에 한 명씩 퍼스널 트레이너가 늘어났다. 6년 전으로 기억이 된다. 그 당시는 퍼스널 트레이너가 나를 포함하여 4명뿐이 없었다. 그래서 수업하는 세션(1세션에 60분 수업)이 상당히 많았다. 두 달간 200세션 이상을 소화해 냈다. 216세션과 205세션 그리고 그 이후엔 평균 180세션 정도였다. 수업이 늘어난 만큼 수입도 짭짤했다. 하지만 수업의 양과 질은 반비례 곡선으로 치닫게 되었다. 일단 몸이 너무 피곤해서 수업에 대한 파일 정리가 밀렸다. 마음의 상태도 퇴색되었다. 돈의 맛을 알게 된 순간 회원을 사람으로 보지 못하고 세션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세션은 돈이다. 라는 공식이 성립되어 수업을 더 많이 해서 돈을 많이 벌어가야겠다는 궁리로 가득 차게 된 것이다.
환자를 병명으로 분류하는 의사처럼 회원을 세션으로 취급한 결과 회원의 마음은 내게서 등을 돌리게 되었다. 그 이후에 기존회원의 재등록 율이 현저히 줄었다.
트레이닝은 사람을 향해야 한다. 세션을 향해 있는 순간 회원의 마음은 돌아서게 되는 것임을 그 당시의 상황을 돌이켜 보면서 깨닫게 되었다.
이번엔 책을 통해 동기부여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위의 영화에서 묘사된 의사와 레지던트의 장면과는 정반대인 한 아름다운 청년 의사에 대한 얘기다. 잠깐 책의 내용을 요약해 보겠다.
『책의 주인공인 바보의사 안수현 청년은 의사라는 가운을 벗고 영혼을 치유하는 전도자의 모습으로 환자들에게 찾아간다. 한손엔 신앙 서적과 찬양 테이프를 들고....
임종을 앞에 둔 환자들에겐 이생에 대한 미련과 죽음에 대한 공포가 공존함으로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하여 심신의 쇠약이 극에 달하게 된다. 그러한 그들에게 안수현 청년은 의료의 힘이 아닌 음악을 통하여 그들에게 다가간다. 찬양테이프에서 흘러나오는 곡조 있는 기도의 내용들이 환자의 가슴을 열고 평안을 되찾는다. 때론 거세게 반항하는 경우도 있지만 끝내는 그들도 안수현 의사의 진정성에 눈물을 흘리며 귀를 기울이며 찬양을 듣게 된다.』
위의 내용은 픽션이 아니다. 안수현이라는 청년 의사를 기리며 가장 친한 사람이 글을 썼다. 그는 유행성 출혈로 일찍 유명을 달리했다. 하지만 짧은 인생이었지만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 깊은 여운을 남기고 떠났다.
임종을 앞둔 환자를 위해 간절한 위로를 도맡아 했던 안수현 의사의 모습은 사람을 사랑하는 극치를 보여줬다. 의사의 권위를 벗고 자식처럼 혹은 친구처럼 다가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함께 나누고자 했던 그 마음이 참 존경스럽다.
트레이너는 어떤 회원이 맡겨져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트레이너가 가져야할 기본적인 마음가짐이 되어야 한다. 한번은 내게 고도 비만의 회원을 맡은 적이 있다.
도저히 불가능한 체중감량이었다. 식사며 운동이며 하나같이 엉망이었다. 심지어는 체중이 너무 많이 나가 발목이 늘 부어오르고 아파했다. 나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수업에 임했지만 끝내는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트레이닝을 그만두게 되었다. 아마도 그 회원은 나의 의중을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힘들어하고 포기하고자 했던 그런 생각들을...
내 경우와는 다르게 함께 일하고 있는 OOO퍼스널 트레이너는 한 남자 회원의 삶에 작은 영향력을 주고 있다. 그 트레이너의 회원을 보면 젊은 남자들이 많다. 형처럼 따르고 싶은 아우라를 지니고 있다. 같은 시간에 수업을 하면서 휴식 시간에 잠깐씩 들여다보면 정말 회원을 다루는 모습이 정답고 친근하다. 언젠가 그 트레이너는 트레이닝을 받고 있는 회원에 대한 얘기를 스터디 시간(비공식)에 공유한 적이 있다. ‘트레이닝 너머의 그 무엇’ 이라는 제목으로 서로의 생각들을 나누었는데, 퍼스널 트레이너의 역할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조심스럽게 자신이 트레이닝을 하고 있는 회원의 사례를 들어 그의 주장을 부연설명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꺼낸 말은, 트레이너는 때론 회원의 마음 상태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회원은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담당 트레이너에게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해서 또는 현재에 앓고 있는 고민을 짤막하게나마 털어놓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트레이너라면 마음의 문을 열고 그 회원이 말하는 내용을 들어줄 수 있는 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나또한 깊이 공감한다. 물론 “트레이너가 그것까지 들어줘야하나”라고 반박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트레이너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상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은 반드시 지녀야 할 마음 자세라 생각한다. 이것은 마치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고 상담하고 회진을 해야 하는데 내성적 성격이 강해서 환자를 만나고 대화하는 것을 힘들어하면 안 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트레이너로서 가장 큰 보람은 무엇일까? 그것은 지신이 트레이닝 한 회원이 처음 찾아와 운동을 통해 이루고 싶었던 목표들을 실현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면서 지인들을 소개해 주면서 한마디 덧붙이는 말, “그 트레이너 진국이야”
안수현 청년은 모든 사람들을 편견 없이 사랑했던 의사였다. 아래의 글에서 그의 삶의 자세가 잘 나타나 있다. 살아생전에 그가 나누었던 사랑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문장을 소개하고 싶다. 이 글을 통해 트레이너가 갖춰할 자세를 다잡아본다.
『그의 영정사진이 걸리기 전부터 장례식장은 물밀듯 밀려오는 조문객으로 들어설 곳이 없었습니다. 의사들, 간호사들, 병원 직원들, 교회 선후배들, 제자들, 군인들 등등. 그 안에는 병원 청소하시는 분, 식당 아줌마, 침대 미는 도우미, 매점 앞에서 구두 닦는 분도 계셨습니다. 그 한 분 한 분에게는 수현 형제가 은밀하게 베푼 사랑의 이야기가 들어 있었습니다. 구두 닦는 분은 자신에게 항상 허리를 굽혀 공손하게 인사하는 의사는 그 청년이 평생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본문 253 페이지…….』
지금까지 두 작품, 패치 아담스와 그 청년 바보의사를 통해 트레이너가 갖춰야할 자세인 동기부여에 대해서 적어보았다.
두 작품은 현실적 인물들이다. 두 인물은 사람을 대하는 자세가 남달랐다는 것이 또 하나의 공통된 특징이다. 그 두 인물을 움직이게 했던 동기부여가 바로 진정성이었다. 사람을 사랑하는 진정성 말이다.
사람의 병을 치료하는 유능한 의사가 아닌 사람을 치유하는 훌륭한 의사인 것이다. 퍼스널 트레이너는 유능함 이전에 훌륭한 트레이너가 먼저 되어야 한다. 그래서 동기부여가 중요하고 진정성이 부각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