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능력(ability)
퍼스널 트레이너는 프로다. 프로는 전문성(스페셜 티)이 8할이다.
<mission impossible> 시리즈 영화의 핵심 줄거리는 늘 한결같다.
바로 ‘절체절명의 상황일 지라도 주어진 임무는 반드시 성공한다.’이다. 주인공은 죽지 않을 만큼 고생하고 부상당한다. 총알도 아슬아슬하게 다 피해간다. 그는 임무를 완성하기 전에는 죽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일급 상황에선 상급자는 항상 그를 찾는다. 즉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이 바로 전문가다. 전문가는 그에 맞는 능력을 갖춘 자를 말한다.
그리고 전문가는 완벽을 추구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이다. 완벽에 대한 글을 쓴 학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피터 드라커’이다. 그는 ‘프로페셔널의 조건’이라는 책을 통하여 완벽을 향해 가는 길(전문가)에 대해서 자세히 말하고 있다. 피터 드라커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렇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스스로 완벽하다고 인정할 때까지 끝없는 도전과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피터에게 완벽을 향한 충동을 불러일으킨 사건이 있었다. 잠깐 소개하자면,
『피터는 대학생 시절에 일주일에 한 번씩 오페라를 관람하는데 그날은 19세기 이탈리아의 위대한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를 보게 되는데 그 오페라에 매료되어 그 작가의 자료를 찾다가 신선한 충격을 받게 된다. 그것은 이 오페라를 작곡한 사람이 여든 살의 노인이었고 더욱 놀란 것은 " 왜 굳이 힘든 오페라 작곡을 계속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이었다. 그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 음악가로서 나는 일생 동안 완벽을 추구해 왔다. 완벽하게 작곡하려고 애썼지만, 하나의 작품이 완성될 때마다 늘 아쉬움이 남았다. 때문에 나에게는 분명 한 번 더 도전해 볼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청년 피터에게 이 말은 강한 울림으로 남게 되었고 그 이후 살아가는 동안 자신이 무엇을 하든지 베르디의 교훈을 인생의 길잡이로 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살아가는 동안 완벽은 언제나 나를 피해 갈 테지만, 그렇지만 나는 또한 언제나 완벽을 추구하리라고...”』
나또한 트레이닝의 완벽을 추구하기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피터에게 도전 정신을 일깨운 여든 살의 오페라 작가가 있었듯이 내게도 그와 같은 사람이 있다. 그는 트레이닝의 스승인 ‘권오영 마스터 트레이너’이다.
30년간 트레이너라는 한 길을 오롯이 걸어온 트레이너계의 대부와 같은 인물이다. 지금도 쉰의 나이로 현장(센터)에서 회원을 지도하고 있다. 그 또한 늘 완벽을 추구하기위해 노력한다.
그가 한 말이다.
“진정한 프로의 마인드가 있다면, 그리고 프로이고자 노력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적이고 그 가치가 더 한 직업이 퍼스널 트레이너이다.”
그에게서 배웠던 전문가로서의 퍼스널 트레이너가 지녀야할 사항들에 대해서 말하자면,
첫째는 전문적인 지식이다.
이 지식은 하나의 스펙을 이루기 위한 죽은 지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트레이닝에 필요한 실제적이고 살아있는 지식(트레이닝에 적용)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식을 계속 업데이트하는 것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갱신되지 않은 지식은 무용한 것이 되어 먼 훗날에는 경쟁에서 도태되고 만다. 흐르는 물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 법이다.
둘째는 본인만이 체험한 기술이다. 즉 트레이닝의 스킬이다.
이것은 다른 사람과의 차이를 나타내며 본인의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동작의 중립(neutral)과 자세의 자연스러움 그리고 움직임의 무게중심과 관절 움직임 범위의 정도 및 협응력와 근육의 수축원리(단축성, 신장성)를 트레이닝 시 적절하게 적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들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게 된다면 그 어떤 상황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나만의 트레이닝을 할 수 있게 된다.
셋째는 많은 트레이닝의 경험이다.
'아웃 라이어'라는 책에서 하루에 3시간씩 10년을 한 직업에 종사한 사람(시간으로 계산하면 일만 시간)을 일컬어 아웃라이어라고 칭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러한 사람들 앞에서면 무언가 모를 엄청난 힘을 느낄 수 있다. 다양한 현장경험을 통한 능숙한 아우라는 그 어떤 세미나에서도 얻을 수 없는 자신만의 특기가 된다.
마지막으로 노하우라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은 지금까지 살펴본 지식과 트레이닝의 기술 그리고 트레이닝의 경험을 체계적으로 이론화 시킬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아무리 많은 지식을 갖고 있을 지라도 다른 사람에게 표현되고 전달되지 않는 지식은 죽은 지식인 것처럼 자신의 노하우를 정립시켜야 한다.
요약하자면, 스펙을 위한 지식이 아닌 트레이닝 시 꿈틀거리며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살아있는 지식을 갖추는 것, 그리고 그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체계화 시켜서 남들과는 다른 방식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전문가로서의 퍼스널 트레이너의 자세이다.
최근에 나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힘든 상황을 극복했는지 들여다보기 위해 ‘강연 100도씨라는 강연 프로그램을 동영상을 통해 몰입하여 보았다. 어림잡아 100여명의 사람들의 지난한 삶을 엿본 것 같다. 강연자로 나온 그들은 삶의 밑바닥까지 떨어져 죽음 외엔 달리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한 가닥 희망의 빛줄기를 부여잡고 변화되어 재기에 성공하는 레퍼토리가 대부분이었다.
나는 그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깨달은 것이 있었다.
그들에겐 있고 내겐 없는 것이 분명히 있었다. 삶의 열정과 삶을 대하는 태도는 그들과 견주어 보면 나또한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그들은 현재의 결핍을 통해서 자신만의 독특한 무엇을 갖고자 사력을 다했다.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결과 독특한 자신만의 소스를 만든다던가, 세상에 없는 레시피를 개발 하거나, 또한 남과 다른 아이템을 창출 하는 것. 그것이 나와 확연히 차이가 나는 부분 이었다. 그들에겐 최종병기인 ‘스페셜 티’가 있었다.
역도 출신의 한 선수가 자신이 터득한 역도 기술을 통하여 국가 대표를 양성하고 일반인들에게 역도 기술에 대한 강좌를 열어서 자신의 노하우를 전파하는 경우도 ‘스페셜 티’의 한 예인 것이다.
전문가로서의 퍼스널 트레이너의 자세를 한마디로 말하면 ‘스페셜 티(특별한 태도나 방법)’를 갖는 것이다.
그리고 ‘스페셜 티’는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것이며 오리진이 된다는 말과 같다.
<오리진이 되라, 강신장, 쌤앤파커스>라는 책에서 오리진의 의미를 명확하게 표현한 내용이 있어서 옮겨 적어본다.
『스스로 처음인 자, 게임의 룰을 만드는 자, 새 판을 짜는 자, 원조(기원)가 되는 자. 그리하여 세상을 지배하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창조하는 자, 그가 바로 오리진이다.
굳이 무언가를 만들고 발명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어떤 것, 혹은 생각의 기원이 되는 사람, 자신의 일에서 새로운 업(業)의 개념을 세우고, 자신만의 ‘판’을 짜는 모든 사람을 일컫는다.』
트레이닝의 시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건강과 운동에 관한 박람회를 가면 새로운 발명품들이 넘쳐난다. 또한 다양한 운동 방법들을 위한 세미나가 한창이다.
특히 ‘케틀벨’ 운동은 대중화되어 많은 트레이너를 비롯한 운동을 좋아하는 회원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케틀벨을 창시하고 널리 유포했던 소수의 사람들과 그것을 배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케틀벨’이라는 스페셜 티를 만들고 전파했던 사람들이 바로 오리진에 속하는 것이다.
‘스페셜 티’인 오리진에 대한 의미를 더 큰 차원인 인간의 문명이 만들어진 과정을 통해서 알아보자.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있을 ‘제러미 리프킨’이라는 미래 학자는 0.1%의 창의적 인간과 그것을 알아보고 협력하고 함께 문명을 건설한 0.9%의 안목 있는 인간 즉 1%의 인간이 문명을 이끌었고 나머지 99%의 사람을 잉여인간으로 규정했다.
즉 세상은 0.1%의 천재가 만들어낸 창조물을 0.9%의 안목과 통찰력을 가진 사람이 아이디어를 활용하고 그대로 따라함으로 소위 말하는 성공의 대열에 서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의 사람들은 잉여 인간이라 말할 수 있다.
산업혁명에 비유하자면, 자동차를 발명한 헨리 포드는 0.1%의 천재였고 자동차 시대가 올 것을 통찰한 록펠러는 자동차의 연료를 독점하고자 석유 산업을 일으켜 엄청난 부를 모을 수 있었는데 그가 0.1%의 천재의 아이디어를 재창조할 수 있는 안목을 가진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부류는 그들을 손가락질하고 무시했던 잉여 인간들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예를 들겠다.
<시골의사의 부자 경제학>이라는 책을 쓴 박경철 의사의 일화이다.
지방의 어느 도시에 종합병원에서 일하던 중 한 친구가 서울에 중요한 세미나가 있는데 꼭 같이 가자고 사정하기에 바람도 쐴 겸해서 서울에 올라와 그 세미나를 들었다. 그런데 강사가 칠판에 'W. W. W'라는 단어를 쓰면서 “앞으로 WWW의 세계가 올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하고는, 그 당시 생소했던 이메일로 수만 통의 편지가 오고 갈 것임을 예견했다. 하지만 거기에 참석한 모든 사람은 콧방귀를 뀌며 무시하고는 괜히 시간만 허비했다고 투덜대면서 강의장을 빠져 나갔다. 그런데 그 친구는 갑자기 번개 맞은 듯이 멍하니 서 있었다. 그리고는 황급히 아까 그 강사를 따라 나섰다. 박경철 의사도 실없는 사람이라고 무시하고는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나서 정말 WWW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 아닌가? 그 친구는 그 이후로 웹 사업에 뛰어들어 수백억의 돈을 벌었다고 한다.
'WWW'를 만들어낸 사람은 0.1%의 천재다. 천재는 신의 영역으로서 범접할 수 없는 능력이다. 하지만 ‘WWW'의 도래를 예견하고 실행 할 수 있는 안목은 노력만 하면 누구나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그 통찰력을 갖고 있는 자는 0.9%안에 드는 오리진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99%는 아무 생각 없이 ’WWW'의 도래를 받아들이고 혜택을 누리는 잉여인간인 것이다.
트레이닝의 세계에서도 오리진과 잉여에 대한 개념은 명확하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건강과 운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트레이닝에도 다양한 운동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으며 그와 관련된 세미나가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언제까지 남이 만든 운동방식을 배우기만 할 것인가이다. 한번쯤은 자신만의 운동 방식을 세상에 내놓고 말뚝을 박고 기준을 만들어야 하지 않은가.
그리고 자신에게 필요한 배움인지 판단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갖는 것이다.
마치 요즘 유행하는 운동동작을 배우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처럼 치부되는 분위기를 탈피하고 자신의 색깔을 갖고 집중과 선택을 통해 꼭 필요한 것들을 취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그런 후 정성을 다해 트레이닝에 접목하는 것을 꾸준히 이어가다보면, 남들과는 다른 방식을 만들어내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전문가라는 명칭을 얻게 될 것이며, 제러미 러프킨이 말하는 1% 천재의 영역에 드는 것이다. 바로 오리진이 되어서 말이다.
나를 가르친 스승인 ‘권오영 마스터 트레이너’는 1%안에 드는 트레이닝 천재다. 또한 오리진이요, 스페셜 티를 가진 전문가이다. 그는 자신의 트레이닝 방법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배움을 받고 다양한 곳에서 전문가 소리를 들으며 트레이너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제자들도 많다. 마치 고려시대 ‘이색’의 문하생으로서 정몽주, 권근, 정도전이라는 걸출한 사대부를 배출한 것처럼 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전문가로서의 퍼스널 트레이너는 ‘스페셜 티’를 갖는 것이다. 그리고 ‘스페셜 티’는 어디에도 휘둘리지 않는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것이며 오리진이 되는 것이다.
높이뛰기의 ‘포스베리’와 체조의 ‘양학선’ 선수와 같은 리마커블(remarkable)은 아닐지언정 나를 브랜딩 할 수 있는 스페셜 티를 갖추 는 것이 바로 ‘능력(ability)’인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보면 나는 아직 전문가가 되려면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