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처리하기

by 제비

코로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들은 2학기를 다시 온라인으로 시작했다. 친구들하고 얼굴 보며 만나서 뛰어 놀고 수다 떨고 함께 배워야 하는 시기에 다시 기계를 사이에 두고 랜선으로 겨우 만나는 모습을 보니 안쓰럽다. 감정코칭을 통해 배운 중요한 사실은 우리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의 연결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비대면 환경은 우리가 서로 연결되기 어려운 조건이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마음 건강에 중요한 연결은 단지 몸이 함께 있는 물리적 연결이 아닌 마음이 함께 있는 감정적 연결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물리적 차원의 연결을 넘어 감정적 차원에서 연결이 되도 서로 힘을 얻고 스트레스를 이길 수 있다. 감정코칭이란 서로 마음으로 연결되는 방법이기 때문에 코로나가 오기 이전에 내가 감정코칭을 배워 두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또, 우리에게는 온라인이라는 기술이 있다. HD행복연구소도 코로나 이후 온라인 연수를 많이 시작한 덕분에 나도 랜선으로 조벽 교수님을 만날 수 있었다. 조벽 교수님께서는 스트레스에 관한 최근 연구에 대한 내용을 공유해주셨다. 요즘처럼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사람 간의 물리적 연결이 끊어지는 시기에 이 모든 스트레를 극복하기 위해 과학적 지식을 배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처리하는 두 가지 길‖


우리는 외부로부터 뭔가 위험하거나 낯선 자극이 왔을 때 긴장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물리적인 위협에도 스트레스를 받고 관계 안에서의 갈등에서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또한 외부로부터 아무런 자극이 없더라도 스스로 미래의 일을 걱정하거나 과거의 일을 후회하면서 스트레스를 느끼기도 한다. 아니면 몸이 아플 때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렇게 우리는 외적으로 또 내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우리의 뇌와 몸은 두 가지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처리한다고 한다. 이게 뭔지 생각도 하기 전에 반사적으로 처리하는 빠른 길이 있고 또 이것이 무엇인지 생각을 해서 판단을 한 후 천천히 처리하는 느린 길도 있다. 반사적으로 처리하는 빠른 길은 자극이 오고 반응하는데 1초도 채 안 걸린다. 일단 뭔가 위험하거나 이상한 일이다 싶으면 생각할 틈도 없이 바로 싸우거나 도망가는 식으로 반사적인 반응이 나온다. 이때 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이 나오는데 아드레날린은 나오고 없어지는 데 약 2~3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스트레스를 처리하는 느린 길은 반사적인 빠른 길에 비해 뇌에서 판단을 하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시간은 약 1~10초이다. 처음에는 깜짝 놀랐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위험한 일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바로 마음이 진정된다. 이때 아드레날린은 이미 분비되었지만 2~3분 있으면 사라지기 때문에 몸과 마음에 큰 부담은 아니다. 그런데 생각해봤을 때 역시 위험한 일이 맞다는 판단이 되면 이때는 아드레날린이 아닌 코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나온다. 이 코티솔은 나오고 사라지는데 1~2시간 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코티솔은 위험한 일이 사라지고 나서도 여전히 1~2시간동안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고 식은땀이 흐르게 만들고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고갈시킨다. 우리의 면역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몸과 마음이 병들게 만드는 해로운 스트레스 호르몬은 아드레날린이 아닌 바로 이 코티솔이다.


예를 들어 산에 오르다가 낯선 소리를 들었다면 이게 뭔지 판단하기 전에 반사적으로 심장이 뛰면서 아드레날린이 배출된다. 그래서 언제고 도망가거나 공격할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이 긴장하면서 준비를 한다. 하지만 다음 순간 별 일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면 마음은 가라앉고 다시 편안해진다. 아드레날린은 2~3분 안에 없어지기 때문에 위급 상황에서 빠른 반응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지만 큰 부작용은 없다.


그런데 부부싸움을 했다고 가정해보자. 배우자의 비난을 듣고 반사적으로 기분이 나빠져서 짜증내면서 말대꾸를 했다면 아드레날린이 작용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싸우고 난 후 다시 생각해 봐도 여전히 불쾌하고 화가 나는 일이라는 판단이 든다면 이번에는 아드레날린이 아닌 코티솔이 배출된다. 코티솔은 한번 배출되면 훨씬 오랫동안 우리 몸에 독성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은 반복해서 떠오르고 우리 몸과 마음은 병들게 된다.


‖스트레스를 대처하는 두 가지 길‖


앞에서 말했듯이, 우리 뇌가 스트레스를 처리하는 데에는 '빠른 길'과 '느린 길' 두 가지 길이 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대처하는 방법도 두 가지 길이 있다. 우선 아드레날린이 배출되는 1초에서 코티솔을 배출하는 10초 사이에 호흡을 하는 것이다. 의식적으로 평소보다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깊게 호흡을 하면 스트레스를 조기에 관리하는데 효과적이다. 길어야 1~10초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이 때 생각나는 그 말과 이 때 반사적으로 나오는 그 행동을 호흡을 통해 멈출 수만 있다면 우리는 나중에 후회할 일을 막을 수 있고 잠깐이나마 생각할 여지를 만들 수 있다. 빅터 프랭클이 말한 자극과 반응 사이 선택의 공간을 호흡을 통해 만들어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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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호흡을 할 때 심장에 집중해서 심장으로 공기가 들어가고 나가는 것을 상상하며 호흡을 하면 도움이 된다고 한다. 미국의 HeartMath 연구소의 연구 내용이다. 뇌에서 심장으로 위험 신호를 보내도 심장이 고르게 뛴다면 스트레스 호르몬을 중간에 중화시킬 수 있고 그렇게 하면 뇌가 상황을 다르게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두 번째 방법은 의도적으로 장점을 찾고 다행한 점을 떠올리고 감사한 일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 간의 온기를 못 느껴서 섭섭하지만 화면을 통해 마주보면 오히려 눈 마주침은 더 깊이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대면 만남이 일상이 되어가기 때문에 오히려 예전에는 시간이나 물리적인 거리 때문에 자주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을 온라인으로나마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온라인으로 첫 만남을 만드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인데 그렇기 때문에 예전에 이미 좋은 연결을 많이 만들어 놨다는 게 더욱 소중하게 여겨진다. 노트북을 사이에 두고 랜선으로 만나도 여전히 반갑게 인사해주고 기쁘게 맞이해주는 가족들과 지인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내 마음만 열면 온라인 댓글을 다는 불특정인에게도 서로 공감과 연결을 만들어낼 수 있다. 요즘같은 시기에 건강하고 무탈한 모든 사람들이 다 소중하고 감사한 존재들이다.


돌아보면 모든 일에는 감사한 일, 다행한 일, 장점들이 부정적인 면보다 훨씬 더 많다. 그런데 우리의 뇌는 항상 부정적인 면들만 기억하고 되새기고 중요하게 여긴다. 긍정적인 면들은 너무 쉽게 지나치고 빨리 잊는다. 아주 의도적으로, 또 매우 적극적으로, 나와 내가 처한 환경과 나의 일상에 대해 밝은 면을 찾는 것이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아주 지혜로운 방법 중에 하나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복한 마음을 느끼는 것도 자꾸 연습하면 습관이 된다. 뇌 회로는 많이 사용하는 회로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짜증나고 화나고 원망이 되는 처음 순간에 다행인 점을 떠올리는 첫 순간이 힘이 들 뿐 자꾸 하면 감사하기도 쉬워진다. 습관이란 뇌 회로가 신호등이 많은 일반 도로에서 신호등 없는 고속 도로로 바뀌는 과정이다. 스트레스가 많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그래도 내가 노력하면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 큰 위로가 된다. 비대면 환경, 가정에서 있는 시간이 길아질수록 아이들에게 엄마의 긍정성이 아주 중요한 것 같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내가 더 적극적으로 행복해져야겠다고 마음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