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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꽃psy Dec 23. 2021

면접 준비는 언제나 어렵다

24살 대학을 졸업하고 여러 번의 이직을 해 왔기 때문에 자기소개서와 면접 준비를 꽤 여러 번 해왔다.

올해 계약이 만료되었고 내년 일을 위해 다시 이력서를 준비하고 면접을 보아야 한다. 그렇게 여러 번을 경험을 해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면접은 여전히 긴장되고 부담스럽고 어렵다.

출처: 핀터레스트

몇 년 전, 같은 곳에 이력서를 세 번이나 넣었고, 세 번의 면접을 보고, 세 번다 탈락한 적이 있었다. 일의 경력이 필요한 곳이었지만 년간 나를 보아왔던 실무자분이 가르쳐 주시며 함께 하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 하셨다. 그분의 강력 추천으로 이력서를 넣긴 했지만 나도 그 일을 잘, 아니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자신 없었다.


면접관들은 실무자분보다 훨씬 더 높은 지위에 있는 분들이 분이나 앉아 계셨다. 면접관들의 질문에 그럭저럭 대답을 잘 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면접관 두 분은 합격을 주셨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높은 분의 반대로(경력이 없다고) 세 번 다 최종 면접에서 탈락하고야 말았다.



 

당시에는 너무 어이없고 화가 났다. 그럴 거면 아예 서류에서 탈락을 시킬 것이지 두 달 간격으로 재공고를 내고, 서류를 통과시키고, 번거롭게 면접을 보게 하며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지 증이 났다. 세번이나 탈락을 하고 나니 자괴감도 들고 어이도 없고 놀리나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이력서를 안넣겠다는 나를 설득해서 몇 번이나 추천해주신 분도 내게 너무 미안해 하셨고,  자신이 조직 내에서 힘이 없는 사람임을 실감했다고 하며 그 분 또한 자괴감을 가지셨다.(몇 달뒤 그  더 좋은 곳으로 이직을 하셨다.)


면접 보는 것을 아는 주변 사람들 보기가 민망했다. 세번째에는 이미 합격할 것으로 알고 발표도 나기 전에 축하 연락을 받기도 했다. 어떻게 같은 곳에 세 번이나 탈락할 수 있는가... 존감도 바닥으로 내려갔다. 그날부로 난 그 곳을 쳐다보지도 않으리라 생각했다.

마음 안에서 '원래 가고 싶지도 않았어. 거긴 예전부터 별로였어'하며 자존심으로 핑계와 방어 거리를 찾아냈다.


당시에는 그렇게 면접에서 탈락한 것에 대해 화가 났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탈락한 것이 오히려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리를 두고 냉정하게 나를 바라보니 경험 없는 내가 만일 그곳에 있다면 얼마나 눈치를 보고 스트레스로 힘들게 했을까? 일도 제대로 못하면 나를 추천해 준 분을 어찌 얼굴을 보았을까? 여러 생각이 들며 아찔한 생각마저 들었다. 그리고 얼마 후 나는 믿음직한 기관에서 상담일을 하게 되었.

아...... 역시 인생은 새옹지마구나.

 



내년 채용 공고가 났다.

이력서를 재정비하고, 자기소개서도 보강하고, 건강 검진도 받아야 하고, 필요한 서류들도 준비를 해 놓아야 한다. 그리고 긴장된 마음으로 면접도 준비해야 한다. 어떤 실력있는 분이 지원하실지 모르기에 혹시 탈락을 하면 어쩌나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합격에도, 탈락에도 이유가 있을 것이니 합격을 하면 또 감사한 마음으로 일을 하면 되고, 혹시 탈락을 하면(그런 일이 생기지 않길 바라지만 ㅠㅠ) 새로운 뭔가를 찾으면 된다.


계약직 일을 하는 나를 누군가는 안쓰럽게 보기도 하고, 누군가는 공부를 많이 하고 왜 그렇게 지내냐고 걱정스럽게 보기도 다. 하지만 나는 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다른 곳에 비해 퇴근도 빠르고, 내가 일이 생기면 또 다른 선생님께 부탁도 하며 유연하게 일을 할 수 있어서 매우 만족한다. 좋은 분들이 계시고, 그분들과 함께 했던 올해가 너무 재미있고 행복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은 참으로 행운이다. 좋은 분들과 함께 하는 것은 더욱 감사한 일이다. 내년에도 그 행운과 감사가 함께 하길 기도한다.

출처: 핀터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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