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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꽃psy Dec 21. 2021

행복은 '내가 해야 하는 것'

작은 행복을 찾아서 느끼는 것

인간은 모두 행복하기를 원한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 공부도 하고, 돈도 벌고, 여행도 하고, 사랑도 다. 행복하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행복하기 위해 노력도 많이 다.


행복은 뭘까?

행복은 사전적인 의미로 '복된 좋은 운수'나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한 상태'라고 정의되어 있다. 행복은 인간의 가장 큰 목적이기 때문에 많은 성인들은 행복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도 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이란 삶의 의미이자 목적이요, 인간 존재의 총체적 목표이자 끝이다"라고 말했고, 에브러험 링컨은 "대부분의 사람은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라고 했다. 스톰 제임슨은 "행복은 깊이 느끼고 단순하게 즐기고, 자유롭게 사고하고, 삶에 도전하고 남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는 능력에서 나온다"라고 했다.


괴테는 "남의 장점을 존중해지고 남의 기쁨을 자기의 것인 양 기뻐하는 자이다"라고 말했으며, 토마스 풀러는 "불행을 통해 행복이 무엇인지 배우게 된다"라고 했다. 폰트넬르는 "행복에 있어서 가장 큰 장애물은 너무 큰 행복을 기대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바이런은 "행복은 불행과 쌍둥이로 태어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쉴러는 "행복에게는 날개가 있어서 붙들어두기 어려운 것"이라 했으며 힐티는 "침상에 누울 때 내일 아침 일어나는 것을 즐거움으로 여기는 사람은 행복하다"라고 했다.

성인마다 위인마다 행복에 대한 정의는 다르고, 아주 소소한 것에서부터 마음 조절, 철학, 인간 성장까지 이야기를 다.




작년에  아들이 행복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빵 터졌지만 깊이 공감했다. 사무실 냉장고에 얼마 전 사다 놓은 요구르트가 유통기한이 이틀이 지난 것이 있었다. 3개나 남아 있었는데 배도 고프고, 버리기가 아깝기도 하여 망설이다가 그냥 한꺼번에 다 먹어버렸다. 유통기한은 사용기한이 아니고, 유산균이 더 많아졌겠지 싶은 마음에 잘 되었다 싶기도 했다. 종일 앉아서만 지내기 때문에 장 건강이 좋지 않

“오호~ 집에 가면 쾌변을 볼 수도 있겠군”

싶은 기대감도 컸다.

출처: 핀터레스트

퇴근은 언제나 행복하다. 음악을 들으며 여유롭게 운전을 시작했다. 퇴근시간은 많이 밀리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음악을 들으며 운전하는 시간이 하루 종일 지친 나에게 주는 휴식시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밀리는 차들이 뭐 나름 괜찮았다. 평소에는...


아....

그런데 갑자기 배가 꾸욱 거리고 휘몰아치는 기분이 들었다. 뭐 몇 번 이런 경험이 있으니 잘 안다. 조금 있으면 괜찮아지리라는 것을.

"제발 집까지 안전하고 무사하게만 가게 해 주세요."

나도 모르게 기도를 하고 있었다. 직감이라는 게 있으니 이번 배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아 제발... 두어 번 정도 배가 휘몰아치다 잠잠해지길 반복하며 어느새 등과 이마에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입술을 꽉 깨물고 숨을 천천히 쉬며 나를 조절했다.


"조금만 참자. 거의 다 와 가고 있어. 잘하고 있어, 넌 할 수 있어.. 괜찮아질 거야, 잘 참을 수 있어"

내가 할 수 있는 용기의 말을 끊임없이 하며 이마와 등의 식은땀을 느꼈다. 그날따라 길 위의 많은 차들도 짜증이 났고, 자꾸 신호에 걸리는 것도 너무 원망스러웠다.

진짜 하느님 제발, 조금만 조금만...

앞차를 끼어들며 노란불도 지나며 평소와 달리 막 운전을 해 댔다.


어떤 정신으로 집에 왔나 모르겠다. 엉덩이에 힘을 꽉 주고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 몇 초가 너무 길게 느껴졌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신발을 후다닥 벗고 가방도 집어던지고 화장실로 직행했다.


휴~~~~~~

드디어 배가 조용해졌다.

도 모르게 "하느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라는 말이 연거푸 나왔다. 화장실에서 나오는데 아들이 엄마 표정을 보며 묻다.

“엄마, 세상 행복해?”

“엥?”

“엄마 표정이 세상 행복해 보여. 똥 참다가 죽을 뻔했어?”

갑자기 웃음이 빵 터졌다.


세상 행복한 것이 별 게 아니라, 제때 똥만 잘 싸도 행복한 것이었구나. 종교도 없으면서 집에 오는 동안 하느님을 얼마나 찾았는지 모다.  배만 안 아파도 더 바랄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나도 모르게 모든 욕심이 사라졌다. 하루 종일 지쳤던 마음도 어디 가고 화장실에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를 했다.


누군가는 행복을 호르몬의 작용이라 하고, 누군가는 삶의 목적이라 하고, 누군가는 마음이라 다. 하지만 그때 내가 느낀 행복은 “내가 꼭 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행복은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찾으며 내가 만들고 느껴야 하는 것이었. 누군가에게 ' 복하게 해 달라'라고 기대고 의지하다 보면 행복 더 어렵고 멀게 느껴질 것이다.



내 똥은 내가 싸야 하듯이, 행복도 나를 위해 내가 꼭 해야 하는 아주 쉬운 것이었다.  행복을 위해 애쓰기보다 일상에서 작은 행복을 찾고, 별거 아닌 일에도 행복을 자주 느껴야 하는 것이다.

행복은 별 게 아니라, 똥 싸는 것과 같은 거야.

내 몸과 마음이 편해지도록 내가 해야 하는 것이야.

좋은 사람과 차한잔이 행복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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