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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꽃psy Feb 12. 2022

우리 가족의 첫 템플스테이

도심 속의 작은 절, 청주 용화사에서

시댁 식구들은 모두 천주교 세례를 받으셨고, 남편도 어릴 적 천주교 세례를 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나는 어릴 적 친구나 엄마를 따라 성당, 교회, 절 모두 가 본 경험만 있을 뿐 종교 활동을 해 본 적은 없다.


얼마 전 큰길에 못 보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템플스테이?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는데 용화사에서 한다고 한다. 그 절은 고등학교 때 살던 동네에 있는 절이고, 내 기억으로는 도심 속 절이라 작은 절로 기억하는데 그곳에서 템플스테이를 한다기에 호기심이 생겼다. 명상 활동도 좋아하고 나도 자주 활용하기에 아이들과 함께 체험을 해 보기로 했다. 특히, 절에 가면 자연스레 몸과 마음이 가다듬어지고 또한 휴대폰을 할 시간도 적고, 새벽 기상을 하고, 절 수련을 하며 여러 경험을 해 보기를 원했다.


대부분 절은 산속에 있지만  용화사는 청주 무심천 변에 있는 작은 절이다. 차를 타고 오래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아들의 첫 템플스테이는 가까운 곳에서 경험시켜 주는 게 좋을 것 같았다. 홈페이지를 찾아 1박 2일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작은 절의 플스테이의 장점이 있었다.

금~토 일정에 신청자가 우리 가족과 서울서 오신 다른 팀.  팀만 있었기에 복잡하지 않았다. 폰을 방에 두고 다녀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다. 문화해설사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절 전체를 둘러보고 역사와 상식에 관한 공부를 하였다. 평소 집에서 먹는 시간보다 훨씬 이른 시간이었지만 나물 반찬 위주의 식사 공양도 맛있었고, 스님과 함께하는 차 담화 시간도 편안했다. 모르는 팀이었지만 함께 차를 마시며 이야기도 편안하게 나누었다.


무엇보다 큰 절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타종과 북치는 것을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도록 충분히 시간을 주셨다. 새벽 기상을 위해 10시에 불을 끄고 따뜻하고 포근한 잠자리에서 정말 꿀 같은 잠을 잤다. 아침 공양 시간이 6시 20 분이기에 6시 알람으로 기상을 했다. 방학 내내 늦잠만 자던 아이들도 기특하게 모두 일어나 정갈하게 씻고 감사한 마음으로 아침 공양을 함께 했다.


스님과 함께 차를 마시며 담화를 나누고 108배 절 수련을 하며 염주 구슬 꿰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은 절에 오기 전부터 힘들 것 같다고 걱정을 했지만 막상 절을 하며 차분히 구슬을 꿰어 목걸이를 완성했다. 40여분에 걸쳐 108배를 하고 목걸이를 완성한 아이들은 스스로 뿌듯함이 생긴듯하다. 아이들에게 재방문 의사를 물으니 힘들고 지루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여러 가지 활동이 너무 좋았다고 엄마가 다시 오자고 하면 언제든 오고 싶다고 한다. 재방문 시에는 30% 파격 할인이 된다고 하니 그냥 편안히 몸과 마음에 휴식이 필요할 때 또 오고 싶어 진다.


종교에 대한 어떤 선입견이나 믿음이 없이도 가족들과 그냥 편안하고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 특별하지만 편안했던 첫 템플스테이의 추억이 되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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