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에 가면 구석에 눈길이 간다. 그러나 나는 그다지 정리 정돈을 잘하거나 깔끔하게 청소를 매일 하지도 않는다. 그다지 깔끔한 사람도 아니면서 희한하게 구석에 쌓인 먼지가 바닥에 넓브러지고 굴러다니는 먼지보다 신경이 쓰였다. 화장실 구석에 물때나 곰팡이, 거실 구석이나 창문틀 구석의 먼지, 천장 구석의 거미줄 이런 것에 왜 눈이 가는가 모르겠다. 전에는 칫솔이나 이쑤시개로 보이지도 않는 곳만 청소하고 있다고 언니들은 타박 아닌 타박을 하기도 하고, 심심하면 언니네 집에도 와서 칫솔로 표 안나는 곳만 청소해 달라고 진심 섞인 말도 가끔 하곤 했다.
오늘 어떤 기사에 난 사진 한 장.잘못 자른 손톱처럼 거슬렸다. 구석에 오래 방치된 물때처럼 이마가 찌푸려졌다. 별 거 아닐 수도 있지만 내 눈에 별거인, 그 사람의 평소 행동이 보였다. 다른 사람이 앉는 곳에 발을 올려놓는 것도 싫은데, 심지어 구둣발이다. 요즘 세상에 발에 흙이 많이 묻는 것도 아니지만 감정과 타인에 대한 예의의 문제라 생각한다.
아무데서나 본인 편한 대로만 사셨을 인생이니 누군가를 배려한다거나 조심스럽게 자신의 몸과 행동을 간수하는 때와 상황이 별로 없었겠지.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많은 사람이 보고 있는 곳에서는 누구나 말과 행동을 조심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일 것이다.
구둣발이 심히 거슬렸다.
바로 사과 기사가 났다. 진짜로 경련이 났을 수도 있고(거짓말처럼 느껴지지만), 큰 덩치에 비해 좁은 기차의 자리가 불편했을 것도 같다.
가족에 대한 허위 문건이나 알 수 없는 x파일에 관한 것은 제쳐두고라도 이런 작은 것마저 주변 사람에 대한 예의나 배려 따위는 내 안에 없소이다 하는 자세...주변 참모들은 이런 상식 이야기도 안 해주나 싶다.
나 같은 소시민은 저런 것도 너무 거슬린다. 내가 보는 것이 곧 내 세상인데 클릭을 하지 말았어야 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