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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꽃psy Apr 09. 2022

흰민들레야, 반가워

흔하고 평범하지만 기특하게, 민들레처럼

봄이 되면 여기저기 피어나는 민들레가 좋다. 씨앗이 많고 잘 날아다니는 가벼운 홀씨 덕에 아무 데나 날아가 앉아 겨울을 보낸다. 봄이 오면 보도블록 사이에서도, 민들레가 가득한 민들레 밭에서도 도시에서나 시골에서, 아무 데나 피어나는 노란 민들레를 보는 건 특별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아주 가끔씩 흰민들레를 보게 되면 매우 반가운 마음에 꼭 사진을 찍게 된다. 마치 많은 세 잎 클로버 중에 눈에 띈 네 잎 클로버 같은 느낌이랄까.


오늘 흰민들레를 만났다. 한밤중 멀리서 빛이 나는 것처럼 반가운 마음에 달려갔다. 전에 어떤 꽃집에 갔을 때 작은 항아리 뚜껑 같은 곳에 심은 흰민들레 두 포기를 만 오천 원에 파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잠깐 동안

 '이 예쁘고 귀여운 흰민들레를 살짝궁 떠 와서 집에 있는 화분에 옮겨 심어볼까?' 

싶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러다가 이내 고개를 흔들고는 사진 속에 담아 카톡 프로필 사진으로 했다. 좋아하는 민들레를 내 욕심으로 담아가는 것보다 요기에서 더 잘 자라 많은 씨앗을 날리도록 하는 게 더 좋은 것이지.

작고 소중한 예쁜 흰민들레

식물학 백과에 의하면 민들레, 서양민들레, 산민들레, 좀민들레, 그리고 흰민들레 등 다섯 종류의 민들레(Taraxacum) 속 식물이 우리나라에 산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 내가 흰민들레를 보고 지인에게 노란민들레가 외래종이고 흰민들레가 토종민들레라는 잘못된 정보를 알려주어 마음이 찜찜하다. 노란민들레 중 서양민들레도 있지만 다른 민들레도 노란 꽃이며  흰민들레만 흰 꽃이라 한다. 다음에 다시 만나면 제대로 알려주어야겠다.


민들레는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로 생약명으로는 포공영이라고 한다. 민들레의 꽃말은 '행복'과 '감사하는 마음'이다. 민들레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래전부터 약재로 사용되었다. 여린 잎은 식용으로 쓰여 나물이나 샐러드용으로 사용하고,  뿌리는 약용으로 사용한다. 즙으로 먹거나 차로 마시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도 사랑받는 식물이다. 염증 및 피부질환 등을 개선하는 효과, 간 기능을 좋게 하는 효과, 해열, 성인병에도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럽에서는 고혈압에도 이용했다. 손발이 차고 냉한 사람은 장기간 복용은 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나도 언제부터인가 쌉싸름한 민들레 특유의 맛이 좋아 어머니가 해 주시는 민들레 나물이 좋아졌다.


민들레는 겨울에는 죽지만 봄이 되면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어 밟아도 다시 꿋꿋하게 일어나는 백성과 같다고 하여 민초(民草)로 비유되기도 한다. 정말 민들레가 피어나는 것을 보면 때론 기특하고 감동스럽기도 하다. 아스팔트 틈에서도, 비좁은 바위틈에서도 민들레는 자신의 꽃을 피워낸다.

틈새에 핀 민들레들 (출처 : 네이버)


전에는 화려하고 예쁜 빨간 장미가 좋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흔하디 흔한 민들레가 좋아졌다.

<나를 식물에 비유한다면?>이라는 어떤 질문에 노란민들레를 그렸다. 작고 흔하지만 보게 되면 괜히 반갑다. 소복하게 우산 씨가 만들어지면 찾아서 후후~! 불면 어린아이가 웃는 것처럼 기분이 좋아진다. 민들레처럼 아무 데나 피어나지만 밝고 강하게 살고 싶었다. 꽃은 예쁘고 잎과 뿌리는 식용과 약용으로도 두루 쓰인다. 게다가 꽃말도 행복과 감사라니... 민들레의 모든 게 참으로 좋다. 민들레처럼 평범하고 흔하지만 기특하게, 그렇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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