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금까지 그 흔한 프로필 사진 하나 찍지 않았다. 무슨 무식인지, 배짱인지 아주 오래된 촌스러운 증명사진 하나로 이력서에도 강사프로필에도, 강사카드에도 그냥 썼다. 진로교육원 신분카드를 볼 때마다 나조차 그 사진이 이상해서 보이지 않게 뒤집은 채 목에 걸곤 했다.
사진 하나 찍어야 하는데....멋지게 찍은 강사들 사진을 보거나 사진이 필요한 순간마다 생각은 했지만귀찮았다. 사진관을 알아봐야 하는 것도, 시간을 내는 것도, 이왕 찍는 거 메이크업도 하고 찍어야 할 것 같고, 돈도 많이 들 것 같았다. 그런 일련의 과정들과 핑계들로 미루고 미뤘다.
그런데.....이제 진짜 나를 좀 더 포장해야 하는 순간이 왔다.
포장이란?
있는 그대로의 것을 '좀 더 가치 있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너무 과대포장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으나 적당한 포장도 필요한 법이다.
내 사무실을 시작했기에 좀 더 나를 드러내고 홍보도 해야 한다. 내가 곧 나의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외적으로의 나도 포장이 필요하다.
동네 밥을 먹으러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메이크업 배너를 보고 바로 예약을 했다. 여기저기 비교하고 선택하는 과정도 없이 그냥 선택했다. 그리고 메이크업 선생님에게 아는 사진관이 있는지 물어보니 한 사진관을 추천해 주시기에 거기에 바로 또 예약을 했다. 그저 마음먹은 김에 일사천리로 해버렸다.
그날이 바로 설 연휴였다. 엄청나게 추웠던 그날, 너무 추워 그 가까운 거리를 차를 타고 나갔다.
그런데 한창 메이크업을 하고 있는데 사진관에서 가정에 일이 생겨 촬영이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다. 아.... 메이크업은 하고 있는데 너무 난감하다. 메ㅇ크업 비용이 아까웠다. 다행히 바로 맞은편에 있는 사진관에 전화해 보니 촬영이 가능하다고 한다.
전에 아이들 여권사진 찍느라 가본 적은 있지만, 큰맘 먹고 찍는 특별한 프로필 사진을 찍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작가님의 지시를 받으며 다양하고 어색한 포즈로 사진을 찍었다. 하도 오랜만에 사진을 찍으니 더 어색하고 불편했다.
사진을 찍고 확인하는데 뭔가 기분이 안 좋았다.
분명 내가 맞는데, 비싼 화장까지 했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별로였다. 주름은 왜 이리 많고, 포즈는 어색하고 마음에 드는 게 없었다. 옷도 괜히 정장을 입었나 스타일도 나이 들어 보이는 거 같고 화장도, 옷도 사진도 다 마음에 안 들었다.
하지만 한 장을 골라야 하니 그중에서 그나마 환하게 웃는 사진 한 장이 나아 보였다. 프로필 사진을 찍으며 전문가답고 이지적인 느낌을 내고 싶었는데 그런 표정들은 왠지 화가 난 모습 같아 보이고나와 어울리지 않았다.
작가님도웃는 표정이 더 자연스럽다고 하시기에 최종 선택하며 아주 많이 보정해서 이쁘게 해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 보정 과정을 거쳐 나온 사진을 보니 내 모습보다 너무 예쁘긴 한데 나 같아 보이지 않았다. 새로 찍을까 싶지만 메이크업비용과 사진비용이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사용하기로 했다. 나는많이 과대포장된 프로필 사진이 필요했다. 불편하지만, 나를 더 드러내고 홍보해야한다. 퍼스널컬러 전문가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