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착하지 못하는 마음이 나를 데려다준 곳

완벽한 안착 대신 방향키를 놓지 않고 계속 쥐고 나아가다

나는 자주 조금 사고치듯 움직여왔다. 어딘가에 안정적으로 안착하기보다는, 더 나은 방향이 있을 것만 같은 찜찜함을 따라 쉼 없이 걸어온 사람. 작년 여름, 나에게 또 한 번의 변화가 찾아왔다.


나의 경험과 경력을 제대로 써보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진로·커리어 전문 뉴스 발행인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시작한 것이다. 발행인이자 편집장, 때로는 전문 기자. <커리어온뉴스>라는 이름 아래 하루도 빠짐없이 기사를 쓰고, 주제를 고민하고, 책을 뒤적이며 데이터를 뒤쫓았다. 때로는 나의 일상을 면밀히 관찰하기도 했다.

AI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세상에 건네야 하지?”라는 질문만큼은 여전히 온전한 나의 몫이었다.


처음엔 모든 게 단순했다. 조회수가 오르면 마냥 기분이 좋았고, 떨어지면 마음이 내려앉아 우울해졌다. 유치하게 작은 숫자 하나에도 온종일 들뜨고 주저앉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숫자보다 내용이 중요해졌다. 누군가의 인생 한 켠에서 내 글이 작은 생각의 씨앗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근거 있고 흔들리지 않는 정보를 만드는 일을 책임감이라고 부르게 된 건 그때부터였다.


한편으로, 나는 오래 꿈꿨던 그러나 얼렁뚱땅 사고쳤던 사무실을 정리했다. 5년을 계획했지만 3년 만에 문을 닫았다. 주말까지 손님을 기다리는 일은 고되고 외로웠다. 아무리 애써도 내 마음이 그 자리에 머물지 못했다. 결국 내려놓기로 했다. 비워야 더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빠르게 털어내고 나니 내가 더 잘하고 싶은 일이 선명해졌다. 오랜시간 공부하고 고민했던, 그리고 방황했던 진로와 커리어, 교육이라는 내가 사랑해온 세계. 그 세계에 내 목소리를 조금 더 얹어보기로 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처음 몇 백에 불과하던 뉴스의 뷰(View)가 이제는 수천 명의 독자에게 닿기 시작한 것이다. 댓글을 남기는 독자는 드물지만, 숫자는 조용히 말해주고 있었다. '누군가 당신의 글을 기다리고 있다'고.


나는 그 사실이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 어떤 날은 이 믿기지 않는 현실이 덜컥 두렵게 다가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 두려움 속에서 나는 새로운 욕심을 발견한다. 더 전문적이고 단단한 진로 컨설턴트가 되고 싶다는 욕심 말이다.

언젠가 누군가에게 말한 적이 있다.

"가끔은 내가 내 삶의 방향키를 제대로 잡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내가 진로상담사인데 나는 내 진로가 가장 어려워요."

그때 그 사람은 이렇게 답했다.

"방향키는 잡는 게 아니라, 계속 쥐고 있는 거예요."


나는 지금 그 말을 믿기로 한다. 완벽하게 안착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나은 문장을 쓰면 되고, 오늘보다 내일 조금 더 깊은 인사이트를 만들면 된다고. 이제 나에게 뉴스 발행은 단순한 성취의 증거가 아니라 책임의 이름이 되었다. 그리고 이 책임감이 나를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줄 것이라는 묘한 확신이 생긴다.


나는 오늘도 고민하고 흔들리지만, 그래도 계속 쓰고 계속 만든다. 그것이 지금의 나를 지탱하는 가장 단단한 방식이라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



6개월 만에 바뀐 프로필에는 이제 ‘발행인’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여전히 사고 치듯 움직이는 삶이지만, 이제는 제가 뱉은 문장들에 책임을 지며 걸어가 보려 합니다.

Gemini_Generated_Image_tawyvbtawyvbtawy.png 이렇게 예쁘고 싶다 / 이미지=AI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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