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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꽃psy Dec 07. 2021

예쁜 옷과 편한 옷

여유와 자유의 중간

출근 준비를 하는 아침은 바쁘다.

아침밥을 하고, 먹고, 아이들을 깨우고, 씻고, 빠른 화장을 하고... 여기까지는 바빠도 순조롭고 괜찮았다. 어떤 옷을 입을까 고르다가 오늘의 날씨를 보니 춥지 않다고 한다. 이런 날에는 원피스를 입어도 된다. 옷걸이에 걸린 좋아하는 원피스를 내렸다. 분명히 작년에도 잘 입었던 원피스를 입는 순간 몸이 확 느껴지고 짜증이라는 꼬리가 달린 감정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스판기가 없는 옷이기에 혼자서 지퍼를 채 올리지도 못하고 아이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한번 걸리는 곳을 지나 간신히 지퍼를 올렸다.


아... 그런데 숨을 못 쉬겠다. 너무 작아졌다. 한숨 한번 내쉬고 다른 원피스를 입었다. 이것도 작아지긴 했지만 그나마 좀 낫다. 약간 작은 듯하지만 허리를 바로 세우고 배에 힘을 주는 습관이 들기 시작했으니 괜찮다. 오늘은 퇴근이 빠른 날이니 그냥 출근을 했다.

          



출근을 하며 여유와 자유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옷과 여유. 예쁘고 불편한 옷에 몸을 맞추려 애쓰는 나의 모습이 있다. 여유가 없는 옷을 입으면 약간은 불편하고 행동도 마음도 여유롭지 못하다. 옷에 여유가 있으면 확실히 핏은 별로이다. 그러나 움직임이 편하고 행동이 자유롭다. 또한 내 몸의 군살을 덮어주며 안정감도 생긴다.

옷과 자유. 집에서 입는 고무줄 바지는 편안하고 자유롭다. 맛있는 것을 마음껏 먹고 1-2인치는 늘어도 상관없다. 옷에 여유만큼 행동에는 자유가 생긴다. 몸과 행동에 자유롭고, 마음에는 좀 더 여유가 생겨난다.

그러나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으면 마음껏 행동하지 않는다. 맛있는 것 앞에서도 나를 조절하게 되고, 행동도 옷차림에 맞게 좀 더 신경 쓰게 된다. 조금은 불편하지만 좀 더 정제된 나를 만들게 된다.


올해부터 점점 사이즈 조절이 가능한 옷을 찾게 되었다.

고무줄이 들어있고, 스판이 많이 포함되어 움직임과 활동이 좋은지 살펴본다. 전에는 좀 불편해도 몸에 딱 맞고, 보기에 예쁜 옷이 좋았다. 옷에 몸을 맞추었다. 배에 힘을 주고 꾸역꾸역 입고 나가 핏이 좋아 보이는 내 모습에 신경 쓰며 하루 종일 두 배로 피곤한 몸이 된 적도 있다.

낙하고 편한 옷을 입으니 위도 커졌는지 전보다 더 많이 먹게 되었다. 운동을 해도 식이조절을 하지 않으면 살은 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나잇살이라는 것도 피해 갈 수 없다. 내가 좋아하는 원피스들은 입지도 버리지도 못한 채, 안타까운 마음으로 다시 살을 빼서 입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




여유 있는 옷으로 몸과 마음이 여유롭고 자유로운 나를 만드는 것,

피트 되는 옷으로 몸과 마음에 약간의 긴장과 정제된 나를 만드는 것.

둘 다 필요한 것이다. 옷차림에 있어서도 균형이 필요한 것이다.

때로는 여유 있는 옷으로 편안함을 가져야 하지만, 너무 여유로운 마음이 생겨 관리하지 않는 내 모습이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때로는 몸에 피트 되는 옷으로 내 몸과 행동이 풀어지지 않도록, 제멋대로 뱃살과 몸무게가 늘어나지 않도록 그 또한 관리해야 한다. 좀 더 괜찮은 나를 위하여.


패션 디자이너이자 사업가인 코코샤넬은 외모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당신은 상대를 외모로 평가하면 안 된다. 하지만 상대는 당신을 외모로 평가할 것이다."

비싼 옷을 입으라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옷차림에서 자신을 멋진 모습으로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한 사회생활이다. 그 사람의 내면만큼 보이는 것도 중요한 세상이기 때문이다.

코코샤넬 (출처: 핀터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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