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만지는 사랑목
우리 가정에 2022년 작은 털북숭이가 자리를 잡았다.
4월 5일 우리 집에 심 기워진 작고 작은 아이.
버석버석하고 팍팍해진 가정에 보슬보슬 보드라운 작은 아이가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 걱정도 됐다.
800g도 안 되는 작은 아이는 집에 온 후로 자신의 뿌리를 내릴 곳을 찾기 위해 작은 발로 이곳저곳을 탐색하고 다녔다.
킁킁
너무 작아 밟히기는 하고 때론 존재조차 생각지도 못하던 아이가 곁에 있다는 것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내 생애 반려견은 1도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아이를 받아들이고 아이를 더 보듬기 위해 많은 것을 내어주며 공부를 했다.
말도 통하지 않는 작은 아이는 더 그랬겠지?
보들보들 솜털이라 구름이라고 지었다가 가족회의를 통해 구리라고 지어졌다.
부르기 쉬우라고 지은 이름^^
사춘기의 극을 달리고 있던 아이들에게 작은 솜털이는 눈을 맞추는 시간을 주고
문을 쾅 닫고 마음의 문도 닫아버린 아이에겐 스르르 문을 열고 나올 수 있는 따스한 온기가 되었다.
하나둘씩 반려견 구리의 물품이 집에 들어오고 구리의 예방접종시간, 구리의 중성화 때는 초조해서 의자에 앉지도 못했다.
처음이라는 새로운 육아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조금덜 불편했으면 하는 마음에 마음을 쓴 것 같다.
하루 종일 얼굴도 보이지 않던 아이들이 하교를 하고 오면 제일 먼저 거실로 나와 구리의 시선을 맞추느라 거실바닥에 누워 있었다.
지칠 대로 지친 아이들에게 안겨 마음의 치료제가 되기도 했다.
책임감이라는 무게에 짓눌려 거부하던 1년의 시간들이 후회로 느껴지기도 했다.
“강아지는 키우고 싶은데 모두 제 몫이 될 것 같아 꺼리고 있어요.”
산책 중 강아지를 키우자고 조르는 아이의 부모들이 조용히 웃어주는 구리를 보며 종종 이야기한다.
누구를 만나든 웃어주는 구리가 우리 가정을 치유했듯 마주치는 분들의 마음도 녹여주고 있었다.
‘넌 어느 별에서 왔니?’
예의도 잘 지키며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친절하게 사람들을 대하고
사랑받을 행동을 하는 아이를 보며 많은 이들이 “예쁘다. 너라면 키울 수 있을 텐데”라는 말을 들을 땐 우리 가정에 사랑의 나무가 잘 심기워 졌구나 라는 마음이 든다.
애타게 그리워하던 사랑을 나누고 싶은 대상을 찾은 둘째는 더 이상 밖으로 사랑을 갈구하지 않게 되었다.
“사랑이 많은 아이는 사랑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랑을 주는 것으로도 치유될 수 있어요.”
보건소에서 심리상담을 받을 때 상담사분께서 해준 말씀에 구리가 우리 집에 오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다.
외톨이라는 마음에 꽁꽁 닫혀있던 아이의 마음에 보드라운 사랑이 스며들어
사랑의 열매를 가득 맺히게 되었다.
찹찹찹 소리만 들어도 까르르 웃게 되고
집안에 들어오면 언제나 날아갈 듯 꼬리를 흔들며 반가워해 주는 사랑수. 구리
누구나 사랑받는 존재이지만
그것을 알게 해 준 다정하고 포근한 우리 집 사랑수 구리이다.
누군가에게도 그 사랑이 , 존재의 소중함이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에 그림책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