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아니 당연히 안 괜찮아

by 스완
스완



“엄마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 날은 엄마가 차로 학교까지 데려다주면 안 돼요?”

“왜? 전철 타고 가도 되잖아.”

“아니.. 이렇게 비도 많이 오는데 전철역까지 걸어가야 하고 전철에서 내려 학교까지 또 걸어가야 하잖아요. 늦었는데 빨리 가다 비에 폭삭 젖어 버릴 텐데”

“아니야… 그러게 늦게 일어났는데 조금만 서둘렀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만 오늘은 전철 타고 가”


“네.. 네… 엄마 때는 그랬죠..”


차니가 오늘은 아침부터 나의 인내심을 조금씩 시험하나 보다.

늦게 일어나 등교준비를 어떻게 하나 지켜봤더니 느림보 개미늘보처럼 움직이더니 하는 말이라고는..

내 안의 용암이 조금씩 부글거리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나는 용암이 부글거리다 화산분출을 하기 전에 용암이 내 안의 피를 타고 잘 흘러 내려가도록

스스로에게 다독이고 있었다.





나에게 아이는 삶의 1순위였다.

항상 바빠 얼굴조차 보기 어려운 남편이라 독박육아로 두 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함께 했다.

그러다 보니 마음 여린 엄마에게 두 아이들의 사춘기는 활화산을 두 개나 품고는 뜨거워서 어쩔 줄 모르게 되는 일들이 많았다.


너무 뜨거워 나도 모르게 “도대체 왜 그러는데”라고 버럭 소리를 지르는 날도 있었다.

내 안의 물들이 뜨겁게 달궈진 활화산의 열기를 식혀주려는 듯 내 두 눈에서 눈물이 철철 흐르는 날도 많았다.


뜨거운 활화산이 결국은 동시에 폭발해 버리는 날은 나도 어쩔 줄 몰라 피신했다, 다시 돌아와 엄마라면 이렇게 하지 않을 거야라고 부글부글 끓어올라 여기저기 마그마를 던지는

아들들을 내 짧은 육아 방법으로 품으려 했다.


품다 품다 같이 폭발하고 같이 울고 훈육도 하고 타이르기도 하고 방법을 몰라 “방법을 알려줘 그러면 엄마가 노력해 볼게”라고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두 아이들의 자꾸만 커가는 활화산을 조금이라도 식혀 더 이상 터지지 않게 하려고.

그런데 이미 변화하는 활화산을 어떻게 조금 덜 터지게 할 수 있을까? 몇 년을 지나고 보니 어차피 터질 거 그냥 터져라 하고 보는 여유도 생겼다.


오늘 아침의 불씨도 야심 차게 태우려 했지만 별 반응이 없게 나오자 혼자서 마구 쏟아놓더니 휙 하고 가버렸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아이가 나간 후 비가 더 세차게 내려 창문 앞에 서서 지금이라도 전화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전화기를 들었다 놨다.

내가 조련을 당하는 시간을 주고 말았다.




괜찮지 않은 날도 괜찮은 척했다.

아니 괜찮지 않지만 난 괜찮은 거야, 괜찮을 거야. 라며 나에게 주문을 걸었다.


아이의 한 살 한살이 나의 삶의 바람을 이리저리 흔들리게도 했고

나의 한해 한 해가 삶의 방향을 바꿔가고 그 속에 만나는 크고 작은 것들에 나에게 “괜찮아”라는 주문을 마취약처럼 사용하게 했다.


더 이상 강한 마취제를 써도 듣지 않도록 [괜. 찮. 안] 약은 나에게 [정말 안 괜찮잖아]을 무의식 중에 말하게 만들었다.




괜찮아… 안 괜찮아
















안 괜찮은 나를 발견한 후 나에게 안 괜찮아도 괜찮아도 나를 소중히 대하는 법을 알게 했다.

매일의 나는 안 괜찮아.. 아니 괜찮아를 여러 번 반복하는 날들 중에 이제는 고요하게 괜찮아를 나에게 말해주게 되었다.


아이의 세월 속에 나의 세월이 자라고 아이의 육아를 하며 나를 육아하는 방법을 배워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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