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복권을 뽑은 적이 없어
신이 낸 퀴즈를 푸느라
사시나무처럼 시린 겨울도
보들보들 푸른 새싹이 나려는 듯
간질거리는 봄도
태양볕에 피부가 그을려
빨갛게 부풀어 오른 여름날도
눈을 뜨지 못해도
코끝에 과일 익는 향이 가득한
가을날도 있었어.
그러다 눈을 떠보니 모든 걸
빼앗긴 현실이라는 것에
다이너마이트가 터져버린 것처럼
눈에서 눈물이 마구 터져버렸어.
이런 건 내 생애계획엔 없었어.
운나쁘게 뽑힌 복권?
난 요행을 바라지 않아 로또도 안 사는데
무슨 복권.
억지로 쥐어진 복권에
들고 있던 숟가락을 집어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