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산책
매일아침 구리의 알람으로 주섬주섬 신발을 신고 눈을 비비며 아침 산책을 나간다.
퉁퉁 부은 눈을 비비며 한걸음씩 떼며 구리가 보는것 처럼 이것 저것 작은잎을 살피는 마음으로 세세하게 보다 고개를 든다.
아….
오늘은 쨍하네
오늘은 구름이 많네
오늘구름은 양털이네
오늘은 솜사탕이네
오늘은 먹구름이네
나무사이로 새어나오는 아침햇살을 보는 너의 시선이 내가 머무는 시선이 되기도 한다.
눈을 들어 하늘을 보며
아침공기의 햇볕과 새벽의 하늘에서만 느껴지는 기분을 느끼며 마음의 소리를 들어본다.
하늘을 보면 뭘 느낄까?
매일의 구름은 왜 바뀌지?
과학적으로 구름은 수증기의 모임이라고 하던데
그냥.. 난 과학을 잘 모르니까 마음으로 구름을 관찰한다.
우와… 오늘은 날이 덥고 습하니까 베트남에서보던 구름이다.
구름을 보며 베트남의 뭉게뭉게구름이 생각이나 몇해전의 베트남 하늘아래로 나를 데려다 줬다.
먹구름이 흐르르르.. 습하지만 건조하지도 않은데 음…
약간 텁텁한 느낌?
겨울이 되기전의 도쿄의 새벽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부터 울리던 도쿄 시부야의 앰블런스 소리에 창문을 열었다 빨래가 걸려있던 앞건물의 하늘을 보며
익숙하지 않은 그런 새벽공기가 그냥 싫어졌던 날의 새벽…
난 한국이 싫어 라며 무조건 짐을 챙겨 퇴원을 하자마자 비행기길에 올랐던 어느날 아침의 온도와 구름이 생각난 아침
12월의 겨울이였지만 그냥. 텁텁하고 쨍한 하늘이 싫었다.
내마음도 모른체 넌 왜그렇게 맑고 쨍한거니?
난 여기서 가버릴꺼야.
뒤도안보고 가버릴것 처럼 한달간의 짐을 바리바리 싸서 이른아침 공항에서 북적북적하던 아침의 하늘이 생각났다.
…. 아이들의 외국학교에 면접을 가던 그날의 하늘과 공기가 느껴지는 대구의 아침공기와 하늘
너무 더워 땀이 나다 그대로 수증기로 날아오를것 같던 말레이시아 페낭의 아침.
신호등도 없는 4차로를 잠깐의 틈을 타 건너며 아이들을 등하교 시키던 아침 공기가 훅 들어왔다.
힘이들어 울쩍해진 다리에 힘이 없어 자리에 풀석 앉아 하염없이 하늘을 보던 20대의어느날과 같은 하늘과 구름도 생각났다.
세상엔 내가 설 곳이 있기나 한거야?
난 왜이렇게 혼자여야 하냐구.
왜 내가 책임져야 하냐구
나는 누가 돌봐주냐구
속으로 마구 외치던 하늘에서 내마음을 이해해 주기라도 한것처럼
처마밑에 앉은 내게 눈물이 투두두둑 떨어졌다.
내마음의 눈물을 하늘이 흘려줬던 싫지 않던 그날의 오후처럼…
장녀로, 아무것도 없는 내게 자꾸만 원하던 그런 삶들이 이제는 하늘의 구름으로 내게 건네온다.
넌 잘하고 있다고.
예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언제나 그런것처럼…
건네는 마음을 느끼려 오늘도 맑지도 흐리지도 않은 하늘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