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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베이킹랩 이성규 Sep 09. 2020

새로운 시도, 더베이킹랩

빵집 운영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매출은 기대치에 못 미치기 일쑤였고, 새벽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는 장시간의 노동 또한 만만치 않았다. 들이는 노력과 시간에 비해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에 힘이 빠지고 있었다. 뭔가 돌파구가 필요했다.


더베이킹랩을 열었다. 이런저런 고민의 결과로 찾아낸 나름의 돌파구였다. 더베이킹랩 앞에 우리밀 베이킹 연구소라는 수식어도 붙였다. 우리밀과 우리밀로 굽는 빵에 대해 더 공부하고 그 공부의 결과물을 공유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미국 워싱턴주립대의 더브레드랩을 롤모델로 삼았 다. 더브레드랩은 밀 육종학자인 Jones 박사가 운영하고 있는 곡물 연구기관이다. 그는 공룡 종자회사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일하는 대부분의 육종학자들과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수확량  극대화를 위한 밀을 육종 하기보다는 small grain,  즉 연구소가 위치한 스카깃 밸리의 농부들이 소규모로 재배할 밀을 육종 한다.  자신의 팀이 육종한 밀의 특성 분석을 위한 실험실과 제빵 특성 분석을 위한 제빵실을 갖추고 있다. 분석 결과는 생산자인 밀 농부와 소비자인 제분업자, 베이커들과 공유한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농부들은 자신의 밀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농법을 개선하여 더 좋은 밀을 길러낸다. 제분업자와 베이커들도 이 정보의 수혜를 누린다. 최근 보리 소비 진작을 위해 몰트하우스도 추가하였다.


더브래드랩은 곡물을 중심으로 생산자와 소비자들을 묶는 일종의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을 통해 지역의 농부, 베이커, 맥아 생산자, 양조자들은 서로 소통하며 스카깃 밸리의 곡물산업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워싱턴주 북서쪽의 조그만 카운티에 불과한 스카깃은 최근 미국 곡물 산업의 주목을 받고 있다. 모두  브레드랩의 공이다.


더베이킹랩은 더브래드랩처럼 밀을 매개로 농부와 베이커를 잇는 플랫폼으로 만들고 싶었다.  비록 짧지만 그동안의 빵 공부, 밀가루와 밀에 대한 연구, 홈베이커와 프로 베이커로서 해왔던 우리밀로 빵 굽기의 시행착오와 그 결과물을 공유하고 우리밀에 최적화된 빵과 제빵법을 소개하고자 했다. 특히 밀과 밀가루 특성, 제빵에 관한 이론적 연구에 집중하려고 했다.


더베이킹랩은 빵 테이스팅으로  문을 열었다. 밀 품종에 따른 빵의 차이를 확인하는 이벤트이다.  밀의 중요성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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