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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베이킹랩 이성규 Sep 20. 2020

언론에 비친 더베이킹랩


중앙일보 주말판에 맛따라기라는 칼럼이 있다. 맛 칼럼리스트 이택희 선생이 쓰시는 미식 칼럼이 다. 2019년 7월 맛따라기엔  "연봉 2억 CEO 박차고 나간 남자-빵에 빠지고 밀에 미쳤다"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을 단 칼럼이 실렸다. 나와 나의 우리밀 베이킹 연구소, 더베이킹랩에 대한 칼럼이었다.

칼럼은 하루아침에 쓰인 것이 아니다. 기사에 소개된 것처럼 이택희 선생은 1년간 나를 지켜보셨다. 밀을 파종하고, 밀싹을 밟고, 수확하는 과정 하나하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더베이킹랩 오픈 행사를 찾으셨고, 6월 공주에서 열었던 우리밀 수확 축제에는 사진기사를 동행하고 오셔서 밀밭을 둘러보시고 워크숍 주제 발표와 토론에 귀를 기울이셨고 여러 가지 밀로 구운 빵 테이스팅도 진지하게 하다.


1년 동안 선생을 여러 번 만났다. 빵집에선 빵에 대한 나의 철학을 물어보셨고, 빵집 근처 식당에선 소주를 부어주시며 나의 지난 삶에 대해서 물어보셨다. 그런 과정을 거쳐 나온 것이 이 칼럼이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칼럼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아침 7시부터 울리기 시작한 내 휴대전화는 저녁 늦게까지 울려댔고 나의 블로그 조회수는 수천 건을 넘어섰다. 당시 열고 있던 우리밀 빵 클래스는 순식간에 정원을 채웠다. 칼럼에 소개된 아쥬드블레는 아침 일찍부터 몰려든 인파로 몇 시간 만에 빵이 다 팔렸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매진 행진은 한 달 넘게 이어졌다. 예전 같지 않다는 신문의 영향력은 여전히 대단했다.




얼마 전 선생을 다시 뵐 기회가 있었다. 나를 보자마자 더베이킹랩을 계속하고 있는지 물어 오셨다. 활동을 접었다는 대답에 선생의 얼굴엔 실망감이 스쳐 지나갔다. 언젠가 더베이킹랩을 다시 열 것이라는 말은 차마 꺼내진 못했다.


나는 여전히 더베이킹랩을 꿈꾸고 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시 열게 될 더베이킹랩은 새로운 형식의 더베이킹랩이 될 것이다.


사진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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