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ways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개봉한 2001년, 그때의 나는 10살이었고 해리는 11살이었다.
생동감 넘치는 11살의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를 보는데 특별한 장면이 아닌데도 그저 그 어린 얼굴을 보는게 재밌고 즐거워 자꾸 웃음이 났다. 그러다가도 순간순간 코 끝이 찡해졌다.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가 참 어렸고 지금은 너무 많이 자라버렸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렇게 자란 사람이 그 셋만이 아니라는 걸 아니까. 10살이던 내가 27살이 되었고 12살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었다는게 이상한 일처럼 느껴졌다. 11살의 해리가 이렇게 눈 앞에서 생생하게 움직이는데 나는 왜 27살이 되어있는건지. 영원히 재개봉될 수 없는 나의 10살은 어땠는지 잘 기억이 안나서.
너무 자라서 이제는 감정의 동요도 크지 않은 나에게 오랜만에 잔잔한 감정의 물결을 일으켜준 2시간 30분 이상의 가치가 있었던 시간. 세월의 흐름 속에서 세상을 떠난 앨런 릭먼을 그리워하며, 내가 60살이 되어도 11살로 남아있을 해리포터를 기억하며. Always.
2018. 10. 25